'간호법' 대통령 거부권 촉구에 간호계, 무기한 단식 돌입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에 대해 의사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 여당 등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 등 간호계는 9일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 번의 국회 입법 시도 끝에 본회의 의결이라는 결실을 맺은 간호법을 정부와 여당은 공공연하게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하면서 그간의 간호법 논의와 입법과정을 모두 물거품으로 돌리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에 간호계 대표자들은 전국의 50만 간호사와 12만 간호대학생을 대표하여 사생결단의 각오로 협회 회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호법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태도에 대한 깊은 유감과 의사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 등 간호법 반대단체에 대한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간호법 제정을 위한 절실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국민에게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을 호소와 간호계 선배이자 대표자로서 반성하기 위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간호협회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간호법은 1970년대부터 시작했던 숙원사업"이라며 "2005년부터 논의되었던 간호법 제정을 이제 와서 수포로 돌리는 것은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고 국민과의 약속이자 국가 보건정책의 미래를 위한 참 해법이다. 부디 간호법이, 최종적인 법률로 확정될 수 있도록 공포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유권자를 유용해서 마음만 빼앗고 배신하고는 뒤에서 특정 단체의 로비를 받아 누가 장난질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썩어빠진 정치인을 응징하고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몰아내기 위해 전국 16개 시도 지역별로 총선기획단을 출범한다. 앞으로 총선기획단을 통해 전국 50만 간호사와 12만 예비간호사가 1인 1정당 가입하고 가장 공식적인 의사표현 수단이자 기본 권리인 투표를 통해 이를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비롯한 13개 보건의료단체가 윤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 내 간호 관련 내용을 별도 법률로 분리해 간호사·전문 간호사·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간호사 등의 근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의사협회는 간호법이 간호사 단독 의료행위를 허용하고 간호사 단독 개원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반발했으며 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조무사의 학력을 '고졸'로 규정한 부분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간호법 재논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오는 17일 연대 총파업 등의 수위 높은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무 일정에 따라 윤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가 오는 16일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