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건설지부 양씨 "무고하게 구속되신 분들 제발 풀어달라"
野 3당 대표 "尹정부, 무자비한 노조탄압수사 중단하라"
민노총 "대통령실 유감 표명, 진심 없어…오늘도 건설노조 간부들 압수수색 진행"
◆…[사진=이정미 정의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저는 … 입니다. 하지만 바르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그러지 못했나 봅니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 무고한 국민들이 희생되어야 하겠습니까. 제발 윤석열 정권 무너트려 주십시오"
정부의 건설노조 압박에 대항해 노동절인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했던 민주노총의 강원건설지부 양씨가 야당에 남긴 유서 내용 중 일부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관계자들은 3일 오전 강원도 강릉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씨가 야당에 남긴 유서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양씨는 유가족과 노동조합, 야4당 대표에게 전하는 3통의 유서를 남겼다.
양씨는 유서에서 "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다. 억울하고 창피하다.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찰 독재정치의 제물이 되어 지지율을 올리는 데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죄없이 구속돼야 한다"고 썼다.
이어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 무고한 국민들이 희생되야 하겠습니까. 제발 윤석열 정권 무너트려 주십시오"라며 "당대표님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무고하게 구속되신 분들 제발 풀어주세요. 진짜 나쁜 짓 하는 놈들 많잖아요. 그놈들 잡아들이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 주세요"라고도 남겼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은 유서 공개 이후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노조 탄압이 결국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며 "이 문제에 대한 원천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의 폭력적 탄압에 대한 마지막 저항 수단으로 노동자가 죽음을 선택하는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한 데 대해서 한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정부는 참혹한 국정 실패를 노동자 때리기로 눈가림하려는 얄팍한 속임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는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무자비한 노조탄압수사를 중단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가슴이 무너진다. 유서의 한말씀 한말씀에서 고인의 분노와 억울함이 그대로 느껴졌다"며 "유가족분들에 따르면, 고인이 수사로 인해 주변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고인의 명예회복을 당부했다고 한다. 고인께서 남기신 뜻을 잘 새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이상 무고한 희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건설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폭압과 탄압을 멈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정치가 또 다시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 이렇게 한 분의 동료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그 처절한 선택을 하게끔 만든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고인의 유지 이어받아 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 폭주에 늘 최선을 다해 맞서겠다고 약속드렸다. 무능한 정권의 노동탄압으로 또 다시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있는데 단 한 마디의 사죄조차 없는 저 파렴치한 정권을 무너트리는 그 길에 늘 함께 하겠다고 약속드렸다. 그리고 그 약속 끝까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2일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노사문제, 노동문제에 대해 여러 사회적 논의가 있는데 합리적인 노사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사회가 노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건설노동자의 분신 사망과 관련해 대통령실에서 이같은 입장을 낸 것에 대해 "말 그대로 수사일 뿐, 진심이 하나도 없다"며 "저렇게 얘기하면서 행정절차들은 하나도 변함없이 진행된다. 정말로 인간적으로 할 짓인가"라고 성토했다.
또 한 대변인은 "이 직전에도 경기지역에서 활동하시는 건설노조 간부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3명에 대해서 진행됐다"며 고인의 분신 이후에도 법원과 검찰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해 분노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