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가지 조건 다 만족해야 피해자 될 수 있어”
“‘보증금 채권 매입’ 피해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
“한국자산관리공사, 피해자 채권 집단 매입 후 경·공매 처리하면 수월하게 진행될 것”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열린 전세사기·깡통전세 특별법 제정 촉구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하누리 기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정부·여당의 전세사기 특별법에 대해 피해자를 선별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의원은 2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피해자 지원법이 아니라 피해자 선별법 아닌가 걱정이 든다"며 "여섯 가지 조건을 다 만족해야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 이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여섯 가지 조건 중에 '경·공매가 진행 중'이어야 한다. 또 '수사 개시 등 전세사기 의도가 판명되어야 한다' 이런 게 있다"며 "현재 피해자 중에서도 동시에 만족시키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면 임대인이 파산한 경우에 경매는 진행될 수 있지만 이게 파산 절차로 가지 수사가 이루어질 수는 없다"며 "이런 경우는 현행법, 지금 정부 법에 따르면 전세사기 판명이 어려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피해 유형과 실태 조사만 제대로 했더라도 정부가 제시한 조건에 해당될 수 있는 피해자가 매우 적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면서도 이런 법안을 냈다면 아주 무책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정부 법안에서 저와 피해자대책위가 계속해서 제기한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 있기는 하다"며 "경매 중단이라든지 임차인 우선 매수권, LH 공공 매입, 국세 안분 또 소급을 위한 경과 규정까지 수용을 했는데 중요한 것은 핵심이 빠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보증금 채권 매입이 피해자들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건데 이게 지금 빠져 있다"며 "이게 협상의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을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 결이 있는데 하나는 피해자들의 고통의 시간을 줄여주자는 것"이라며 "경·공매 등을 개인이 감당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임대인이 보유한 임차주택이 몇천 채씩 되고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종 체납이 걸려 있는데 파악하기도 어렵고, 또 바쁜 직장인들이 서로 임차인들끼리 연락하기도 힘들다"며 "빌라왕 피해자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이런 경우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피해자들의 채권을 집단 매입한 후에 경·공매 등을 처리하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다른한 측면은 소액 보증금 변제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서 보증금을 대부분 상실한 피해자들이 있다"며 "이분들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건 미추홀구 피해자들이 해당되는 것 인데 지금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 방안이 빠져 있는 이 법안은 빌라왕 피해자도 미추홀구 피해자도 구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빚내서 집 사라는 정부 정책의 실패와 전세 사기가 시스템화될 때까지 도대체 정부는 뭐 했냐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몇천 명, 또 몇만 명까지 확대될 이런 피해를 단순히 개인 피해로 생각하면 안 된다. 사회적 재난이고 정부가 책임의 중심에서 해결해줘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정부는 2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특별법 적용 대상은 ▲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이며 ▲ 임차주택에 대한 경·공매가 진행돼야 하고 ▲ 면적·보증금 등을 고려했을 때 서민 임차주택에 해당해야 한다.
또 ▲ 수사가 개시되는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돼야 하며 ▲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와 ▲ 보증금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가 있어야 한다.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지원 대상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