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경제, 기술, 문화, 정보동맹 5개 기둥 자리잡아
"우크라이나 직접 군사 지원 논의 전혀 없었다"
미국 도청 문제, "별도로 점검, 논의 계속해 나가는 과정"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자유세계에 대한 신념과 비전을 공유하면서 한미동맹이 현대세계사에서 가장 성공한 동맹 모범 사례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6일(현지시간)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소개하면서 "소인수 회담에서는 한미동맹, 확장억제, 주요 지역 문제를 다뤘고, 확대 회담에서는 경제안보, 글로벌 이슈, 정세에 관해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특히 확장억제와 같은 핵심 주제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며 "오늘 정상회담 결과,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정상 공동성명이 채택되었고, 공동성명 서문에는 자유, 법치,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의 지향점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부항목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협력 확대, 굳건한 양국 공조 강화의 소제목 하에 각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진전을 위한 합의사항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미 정상 공동성명과 별도로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6개의 별도 합의 문서가 채택되었다"며 "첫 번째로 워싱턴 선언, 두 번째로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출범을 위한 공동성명, 세 번째로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네 번째로 한국전 명예훈장 수여자의 신원확인에 관한 정상 공동성명 등 네 가지 문건은 대통령실이 미국 백악관 NSC와 체결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섯 번째로 양자 과학기술 협력 공동성명이 채택되었는데, 이것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이 체결한 것이고, 여섯 번째로 한미 우주탐사 협력 공동성명이 채택됐는데, 이것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미국 NASA 간에 체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어 안보동맹으로서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정상은 70년 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이곳, 워싱턴의 이름을 따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고 소개하면서 "한미 정상 차원에서 한미 확장억제 운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공동합의문을 최초로 채택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확장억제에 대한 양국 최고 리더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한미 양국은 핵 관련 논의에 특화된 최초의 상설협의체로서 핵협의그룹(NCG, Nuclear Consultative Group)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앞으로 한미 안보 당국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핵과 전략무기 운용 계획을 논의하고, 한반도 유사시에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결합한 확장억제 공동 계획과 공동 실행 방안을 협의할 것이며, 그 결과를 즉시 양국 정상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경제동맹을 보다 견고히 했다며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양국 간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으며, 특히 반도체,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포함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한미 양국 기업의 상호 투자 확대가 우방국 간에 공급망 협력 강화를 의미하는 프렌드 쇼어링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칩스법)이 한국 기업들에게 걸림돌이 아닌, 보다 큰 기회로 작용하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협력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셋째로 기술동맹 파트너십을 확장했다고 밝힌 김 차장은 "우리 국가안보실장과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주도하는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창설을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며 "앞으로 이 대화체는 양국 간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세계가 미래 핵심 전략 기술로 주목하는 퀀텀(Quantum)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양자 과학기술 협력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우주 분야에서도 양국 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하고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 과기정통부와 나사(NASA) 간의 우주탐사 협력 공동성명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동맹을 구현하기 위해 한미 간에 인적 교류와 문화 콘텐츠 협력과 같은 문화동행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영상 콘텐츠 분야 협력이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의 영상 콘텐츠와 미국의 온라인 플랫폼 산업 간에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인적 교류 지원도 더욱 확대해 "이번에 출범한 한미 청년 특별 교류 이니셔티브는 2023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여 한미 양국이 각각 2,023명의 이공계 및 인문, 사회과학 분야 청년들 간 교류를 위해 양국이 총 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또한 WEST 프로그램, 즉 미국에 18개월까지 체류하면서 일하면서 영어를 공부하는 프로그램의 수혜 학생 규모도 현재의 연간 2,000명에서 2,5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정보동맹 협력체계를 구체화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정보의 수집, 공유, 분석과 관련한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사이버 분야에서 한미 NSC 간의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채택하였으며,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협력 범위를 사이버와 우주공간으로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우크라이나 관련 현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우크라이나 기술이 (공동성명의) 앞에 배치된 이유는 글로벌 현안을 먼저 공동성명에 기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 경제적 지원이라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지금 전황을 우리가 살피면서 인도적 지원, 재정적 기여, 그리고 비군사적 목적의 지원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얘기이고, 앞으로 있을 재건 논의에도 우크라이나가 관심을 보여 오기 때문에 미국과 협력하면서 적극 응하겠다는 것이고, 그 밖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에 대해서는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가 최근 논란이 됐던 미국 정보 당국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에 대해 우리나라의 우려 내지 미국 당국의 책임감 등이 언급됐는지를 묻자 이 관계자는 "그 사건은 별도로 시간을 갖고 분석하면서 양국이 점검하고 논의를 계속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이어 "여기에서의 정보 협력은 구체적으로는 양국 정보기관의 협력을 의미한다"며 "서로 국익에 비춰서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국가와 지역, 그리고 이슈를 대상으로 해서 중요한 정보를 수집할 때 그것을 최대한 공유하고, 공유한 이후에 이를 분석해서 결과의 합치를 본 다음에 행동이나 앞으로의 실행 방안에 있어 같이 협의하고 창의력을 극대화해 나가는 과정을 긴밀하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
다른 기자가 워싱턴 선언에서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시키겠다고 했는데, 전략자산의 운용에 대해 질문하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NCG에서 논의할 사항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금 질문하신 문제도 협의 사항에 포함된다.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거의 정기적으로 아주 자주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이 지금 합치돼 있다"고 말했다.
확장억제에 대해 중국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중국의 반응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고 전하면서 "다만, 미국은 오늘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기 하루 이틀 전에 중국에게 개략적인 한국과 계획된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 사전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또 오늘 정상회담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 윤 대통령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특별히 감사드린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추가로 일본관 관련된 얘기를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는 "일본과 관련해 오늘 구체적으로 한미 정상이 어떤 계획이나 앞으로의 한일 간의 현안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한국 대통령이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끌어나간다는 데 대해서 미국이 그것을 평가한 것이고, 앞으로 한일 간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벤트들이나 현안에 대한 협력 사항은 진전이 되는 대로 미국과도 공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