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 개입 의혹' 제기 부승찬, "일기에 왜곡·조작 없다…압수수색만 했어도"

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7일 두번째로 경찰에 출석하며 "지금까지도 내 기록이 맞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 전 대변인은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도착해 "일기에 기록된 내용이다. 내가 왜곡하거나 조작한 것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 전 대변인은 "일기에서 이름만 빼고 전부 책에 담은 것"이라며 "당시 참모총장이 내게 소설을 이야기할 리 없고 나도 그 소설을 일기에 기록할 리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번에 출석해 새로 안 사실인데 피해자가 김용현(대통령 경호처장)씨"라며 "개인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면 개인이 고소하면 될 일인데 국가기관이 나서서 고발한다는 건 '제2의 차지철'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고발사건의 피해자는 김 처장을 비롯한 대통령직인수위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구성원들이다.

경찰의 천공 의혹 수사와 관련해선 "(천공이) 참고인이지만 압수수색도 가능하고 천공뿐 아니라 수행 기사, 수행원들에 대한 압수수색만 이뤄졌어도 조기에 모든 게 해결될 수 있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천공은 이달 자신이 관저 이전 개입설을 부인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육군총장 공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했으나 천공이 출입한 흔적은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부 전 대변인은 지난 2월 3일 출간한 저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서 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결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와 자신의 저서 등을 통해 지난해 4월1일 남영신 당시 육군총장에게 '천공이 대통령직인수위 고위 관계자와 함께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에 있는 육군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2월 부 전 대변인과 그의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 2곳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민주당은 천공 방문 시비 의혹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대통령관저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용산 이전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여러 가지 운영·보안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대통령 집무실법, 천공 방문 시비로 문제가 됐던 의혹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대통령관저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통령 비서실법과 함께 적절한 역할과 지원 시스템을 공적으로 안정화시키는 대통령 배우자법의 '대통령 4법'을 곧 성안해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