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원내대표 ‘깜짝 출마’… “검찰이 나를 불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등록 마감 직전 '깜짝 출마'를 선언한 박범계 의원이 원내대표직 출마 계기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4.19 기념사와 '검찰 독재'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 4.19 기념사, 출마선언 방아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4.19 기념사에 대해 "대통령이 4.19 기념식에서 상황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던 것이 원내대표직 출마 결심 계기"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의 4.19 기념식 발언 중 '돈에 의한 매수'라는 발언을 짚으며 "해당 발언은 야당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봤다"며 "내가 보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대통령이 개인의 자유가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개인의 자유가 전혀 존중받지 않는 독재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윤 대통령이 '돈에 의한 매수', '사기꾼', '거짓 선동'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검찰이 돈봉투 사건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뭔가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위원장으로서 출마 선언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검찰 독재, 모든 문제 정국의 원인"

박범계 의원은 "최근 검찰독재라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이는 검찰독재가 민생파탄·경제위기·외교참사 등 모든 것의 원인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며 "검찰이 내 원내대표 출마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30년 이상 검찰에서 죄의 유무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는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한 듯하다"며 "이것이 '적 아니면 동지'라고 피아 구분에 머무르게 하는, 대통령의 어떤 정치적 철학과 관련돼 있는 것 같다"고 현 정국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피아, 적 아니면 동지, 동지 아니면 적이라는 대통령의 철학은 한국 민주주의에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원내대표직에 출마한 것"이라며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 문제를 계속 집중적으로 짚을 것이다. 모든 모순의 원인은 검찰독재"라고 꼬집었다.

■ '검수완박' 재추진 의사… "한동훈 장관과 할 얘기는 해야"

진행자가 '원내대표 당선 시 '검수완박'을 다시 추진할 것인가'라고 묻자 박범계 의원은 "헌법재판소에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에 대해 유효하다고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을 전제로, 이것에 위반되는 지금의 시행령은 위헌·위법하므로 법무부의 '검수원복'에 대해 분명히 조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이어 진행자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강한 충돌이 예상되는 지점'이라고 내다보자 "강한 충돌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드럽게 해볼 것"이라며 "그러나 할 이야기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대통령 4.19 기념사 "민주주의 늘 도전받아"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서울 강북구 4.19민주묘지에서 진행된 제63주년 4.19 혁명 기념식에서 "지금 세계는 허위 선동, 가짜뉴스, 협박, 폭력 선동, 이런 것들이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해야 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와 땀으로 지켜낸 민주주의가 독재, 폭력, 돈에 의한 매수로 도전받을 수도 있다"며 "4.19 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기꾼에 농락당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역설했다.

해당 대통령 기념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돈에 의한 매수', '사기꾼', '가짜뉴스' 등의 격한 단어가 사용된 것이 야권을 겨냥한 발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