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개월 빈대인 회장, '새로운 BNK' 위해 '구원에서 제1선발로'

금융 전문가... 디지털 중심 금융 패러다임 변화 대응 주도

BNK 수장으로서 풀어야 할 우선 과제는 '내부 파벌 갈등'

모범생' 빈대인 "미래 예측의 가장 좋은 방법... 미래를 만드는 것"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이 지난달 17일 공식 취임하면서 '내부출신' 선장의 지휘 아래 빈대인호(號)가 첫 항해를 시작했다.

빈대인은 2017년 은행장 공백으로 위기에 처한 부산은행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정상화한 경험이 있다. 재임시절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탁월한 조직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의 안정화를 이루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2023년 또다시 CEO 부재로 위기에 처한 BNK금융의 제1선발로 복귀하면서 조직의 조기 안정과 고객의 신뢰 회복를 이루어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빈대인은 1960년생(63세)으로 부산 원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성대학교에서 법학학사,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부산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경영혁신부장, 인사부장, 북부영업본부장, 경남영업본부장, 신금융사업본부장 및 미래채널본부장 등을 거쳐 2014년 부행장보, 2015년 부행장에 올랐다.

2017년 4월 은행장 경영공백이 발생하면서 직무대행에 선임된 후 같은 해 9월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2021년 3월까지 약 3년6개월동안 부산은행장으로 근무했다.

빈대인은 지난 달 17일 BNK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빈 회장은 2026년 3월까지 3년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캐피탈, 증권, 저축은행 등 9개 계열사를 진두지휘한다.

금융 전문가... 디지털 중심 금융 패러다임 변화 대응 주도

빈대인은 부행장 시절 금융분야 전문성과 지역은행 최초의 모바일뱅크 출시 및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옴니채널 구축과 창구업무 페이퍼리스 추진 등 디지털 중심의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도했다.

부산은행은 2016년 연결당기순이익 3269억원에서 2017년 2032억원으로 전년대비 37.8%나 급감하며 위기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빈대인이 부산은행장으로 부임하면서 2018년 3467억원, 2019년 3748억원, 2020년 3085억원의 안정적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냈다.

2017년 당시 부산은행은 순이익 기준으로 6개 지방은행 가운데 3위에 그쳤다. 하지만 빈 은행장은 취임 다음해인 2018년 지방은행 1위 탈환에 성공한다. 이후 부산은행은 2021년(4026억원), 2022년(4558억원) 기간 중에도 지방은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부산은행이 BNK금융의 든든한 효자 역할을 맡으면서 BNK금융의 순이익 역시 2017년 4031억원에서 2022년 8102억원으로 5년만에 두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 35년간 경험하며 터득한 지역과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탁월한 조직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 안정화를 빠르게 이뤄낸 결과라는 평가다.

BNK금융 수장으로서 풀어야 할 우선 과제는 '내부 파벌 갈등'

BNK금융은 지방금융지주 1위라는 명성을 얻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내부 파벌 갈등'이란 데 대해선 이견이 거의 없다.

BNK금융은 김지완 전 회장의 중도 퇴진 이후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내부 파벌 갈등' 논란에 휩싸였다. 부산상고와 동아대, 그리고 부산대 출신의 고질적 내부 파벌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부산상고 출신이다.

이에 빈 회장은 취임사에서 '공정한 인사'를 가장 먼저 언급하며 "최선을 다하는 직원이 공정하게 평가받는 인사 문화를 정착하겠다"며 파벌 문화 타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빈 회장은 지난달 29일 BNK금융 미래를 위한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지주 임원 8명이 물러나는 등 대대적인 인사 조치라는 평가다. 변화와 개혁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BNK금융 측은 "신성장 전략 체제 구축, 디지털 강화, 그룹 시너지 극대화, 차별화된 브랜드전략 추진, 조직 활력을 위한 새로운 인재 중용에 인사 방점을 찍었다"고 했다.

또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완전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위해 '신성장사업단'을 신설했다. 아울러 회장 직속 '디지털혁신위원회'도 만들었다. 빅블러(Big Blur)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회장이 직접 '디지털 퍼스트(First)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자회사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릴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지주 내 영업지원 조직인 자산관리부문과 CIB(Corporate ＆ Investment Banking)부문, 자금시장부문을 통합해 '그룹시너지추진부문'을 새롭게 만들어 자회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전략 제시와 계열사 간 공동사업 등을 주관한다는 구상이다.

빈 회장의 혁신적 조직 개편을 두고 '조직 안정'보다는 미래를 위한 '혁신적 개편'을 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빈 회장은 지난 17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취임 1개월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 임기 내에 두 은행 통합과 관련해 어떤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며 "투뱅크냐, 원뱅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이슈가 되어온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통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셈이다.

BNK금융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두 은행이 통합운영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그간 지역 대표 은행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해 온 양 은행의 통합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결국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운영되어 오면서 비효율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빈 회장은 관련해 "두 은행의 가장 비효율적인 부분인 전산시스템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며 "두 은행이 전산시스템을 각기 운영하면서 연간 최소 1000억원 이상 낭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는 전산시스템 통합과 관련해 부정적이었는데, 현 정부는 비효율적인 것이 맞고 통합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라며 "금융당국에서 전산시스템 통합을 허가해준다면 환영할 일이고 가야 할 방향"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빈 회장은 "BNK지주 4대 회장으로서 3년의 임기 동안 바른 경영과 디지털 경영 두 축으로 BNK를 이끌겠다"며 "영업과 인사, 상품 개발 등 모든 부분을 바르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최고경영자(CEO) 후보군들도 자기 스스로 바른지 점검하고 조직 내에서도 객관적으로 검증돼 자연스럽게 차기 후보가 될 수 있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더이상 파벌 문제로 그룹 운영에 장애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읽힌다.

빈대인 "미래 예측의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

빈대인 회장은 BNK 내부에선 모범생으로 불린다. 성실하고 꼼꼼한 성격 탓에 붙여진 별명이다. 전체적으로 온화한 분위기임에도 업무처리에 있어선 철두철미하다는 평을 듣는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회장 최종 선임 당시 후보자 중 비록 현직은 아니지만, 2년 전까지 BNK금융에 몸담은 인사라는 점에서 낙하산인사, 관치금융 논란에서도 자유로왔다.

또한 BNK금융의 양대 학맥으로 꼽히는 부산상고와 동아대는 물론 또 다른 견제 세력인 부산대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계파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당시 부산은행 노동조합은 "능력과 자질이 검증된 데다 지역 사정까지 잘 아는 후보가 선임됐다"녀 "가장 걱정했던 외풍 우려도 덜게 돼 직원들이 안도하고 환영하고 있다"고 환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빈 회장은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의 위기를 완벽한 기회로 만들어 가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머지않아 완전히 새로워진 BNK금융그룹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인 셈이다.

'새로운 BNK'를 향한 빈대인 회장의 꿈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