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외교·안보, 윤석열 정권 아니라 김태효 정권”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전략에 대해 "윤석열 정권이 아니라 김태효 정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그의 사고 방식이 위험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19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외교·안보 전권이 실려있는데, 그는 북한 붕괴론자이면서 미·중 충돌 임박설을 믿는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태효 차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비서관을 했는데 당시 행정관들이 현재 국방부 장관·외교부 차관·NSC(국가안전보장회의) 차장을 맡고 있다"며 "대통령은 경험이 없고, 선임이었던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을 쫓아낸 상황에서, 김태효 차장이 이끄는 남북 외교는 대단히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외교·안보 분야에 경험이 없는 만큼 외교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전문가 대부분이 김 차장의 대북 외교노선을 지적하면서 그 해법으로 인사 교체를 내놓을 것"이라며 "누군가의 이념을 바탕으로 대북 외교를 이끌겠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진행자가 '대통령실에서 협상 당국자를 물러나게 하면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짚자 정 전 장관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물러날 때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당시 블랙핑크·레이디가가 합동공연 행사 보고 누락에 있어 책임자였던 김태효 차장은 문책당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정 전 장관은 최근 남북관계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북한을 힘으로 굴복시키려 하고, 북한은 이에 핵으로 맞서는 상황"이라며 "다만 과거의 경험이 말해 주듯이 강대강 충돌이 생기면 그 결과는 불행해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튼튼한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외교의 힘을 포기하는 것은 하책에 불과하다"며 "오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 간 대화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면 한국 정부가 외교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4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에 국빈 방문한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8일 '군사 정찰위성 1호기'가 완성됐고 이를 계획 시일 내 발사한다고 밝히면서,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 기간에 발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