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책임자로 '폭탄 돌리기'...이상민 장관 2차 탄핵 준비기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2차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한 이 장관 측 법률대리인이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통제 미흡에 대해 행정안전부 장관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상민 장관(피청구인) 측 법률대리인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이 장관 탄핵 심판 2차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해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의 경찰력·의료인력 등의 통제 미흡을 가지고 행정안전부 장관에 책임을 묻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 측은 "우리가 이해한 바로는 재난 현장에서 이뤄진 모든 일은 지역긴급구조통제단장, 중앙긴급구조통제단장에서 최대한 올라가더라도 소방청장 소관"이라며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그 역할은 규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수습을 위해 2천여명이 넘는 인력과 150여대의 구급차가 투입된 것으로 안다"며 "당시 보고내용을 보면 빠르게 현장 인력이 충원되고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적시에 인력이 도착하지 못했다고 믿는 경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교통혼잡·인구밀집 등 당혹스러운 현장 상황에서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에 지시해서 '인력 더 보내달라'고 요청한들 상황이 달라졌겠느냐"라며 "행안부 장관에게는 현장 인력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법률상으로 보장돼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국회(청구인) 측 법률대리인은 이 장관 측의 해당 발언에 대해 "마치 피청구인(이상민 장관) 측 주장을 들어보면 지역통제단장이 모든 대응을 다 하면 된다는 것 같다"며 "그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규정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람의 생명이 달린 재난은 얼마나 신속하고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미 상황이 끝난 이후 일련의 장비·인력 등에 대한 통계를 밝히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며 "이는 행정안전부가 지금까지 해왔던 업무이면서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피청구인 측은 지역통제단장, 중앙통제단장에 현장통제권이 있다고 말했는데,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행정안전부 장관 개인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라며 "재난안전법에 따라 중대본부장·중수본부장이었던 행안부 장관이 역할을 못했다는 것을 짚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국회가 제출한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한 1차 변론 준비기일을 열고 양측의 쟁점 정리를 진행한 바 있다.

헌재는 이날 2차 변론 준비기일 절차를 마치며 다음 달 9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제1차 변론기일을 진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