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보험사·소비자 갈등 여전... "보험금 받지 못하는 사례 늘어"

지난해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미지급 3건 중 1건은 '백내장 수술'과 관련된 것으로 현재도 보험사와 소비자간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백내장 수술에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은 수백만원에 이르는 수술비에 대한 보험금 미지급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이러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백내장 수술 후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엄기민 한국소비자원 금융보험팀 과장은 지난 14일 YTN 생생경제에 출연해 "우선 백내장 수술 전 실손보험이 가입된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심사 기준을 미리 알아보고 혹시 모를 분쟁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안과병원에서 당장 백내장 수술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도 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있어 가급적 2~3군데 병원에서 진단받은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이어 "치료 목적이 아닌 단순히 시력 교정만을 위한 백내장 수술은 보험금을 지급 받지 못한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요한 소비자 피해 사례를 묻는 진행자 질문에 엄 과장은 "백내장 수술비 810만원 정도를 보험사에 청구했으나 보험사가 백내장을 진단할 수 있는 '세극등현미경검사 자료가 없어 수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고 한 사례를 설명했다.

또한 백내장 수술비 1400만원을 청구했으나 소비자가 보험사 의료자문 절차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례도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한국소비자원이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0∼2022년) 접수된 실손보험금 미지급 관련 피해구제 신청 452건 중 33%에 해당하는 151건은 백내장 수술 관련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92.7%(140건)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심사 기준을 강화한 지난해에 접수됐다. 2020년은 6건, 2021년은 5건에서 급증한 것이다.

또한 백내장 실손보험금 관련 분쟁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137건 중 미지급 실손보험금이 '1000만원 이상'인 경우가 66건(48.2%), '5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이 58건(42.3%), '500만원 미만'이 13건(9.5%) 순이었다.

보험사는 정밀하지 못한 약관으로 일부 의료기관에서 '과잉 진료'를 해 손해율이 높아진다며 지난해 백내장 수술에 대한 보험금 지급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해 실손보험 소비자권리찾기 시민연대는 지난해 공동소송인단을 모집해 10개 보험사를 상대로 백내장 수술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6월 '금감원장-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나 이 과정에서 정당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선량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험금 지급심사 과정에 대한 소비자 보호를 위한 현안을 계속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