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이 무슨 악의·선의가 있냐… 도청은 불법”
“박진 외교부 장관 ‘철저히 조사해서 항의’… 국회에서 좋은 답변”
“윤석열 정부 외교 안보 시스템·정책… MB 시즌2”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8일 오후 대전 서구문화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 명사 초청 시국 강연'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미국을 방문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입국인터뷰 태도에 대해 건방지고 돼먹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12일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태효 1차장이 워싱턴 도착해서 곤란한 질문 하지 말라고 했다"며 "아무리 권력자라도 기자는 국민 1호고 워싱턴 특파원 나가 있는 기자들은 대개 중진들 거의 부장·차장급인데 그러한 것은 근본적으로 건방지고 돼먹지가 않은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거기 가서 (김 차장이) 아주 재밌는 얘기를 했다"며 "미국의 도청이 '악의적인 도청은 아니다'고 했는데 도청이 무슨 악의적이고 선의적이고 있냐, 도청은 불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그래도 국회에서 좋은 답변을 했다"며 "'철저히 조사해서 항의할 것은 하겠다' 이게 정답"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김태효 차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비서관하면서 MB의 외교정책과 대북정책의 일부를 망친 주범"이라며 "그런데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과 알려진 바에 의하면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서 같이 살아서 다시 1차장으로 재등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윤석열 정부의 외교 안보 시스템도 그렇고 정책이 MB 시즌2"라며 "김태효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박진 장관도 공개적으로 굉장히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김성한 전 안보실장도 그런 의미에서 저는 권력투쟁의 산물이라고 본다"며 "이번 도청 결과를 보니까 퍼즐이 맞춰진다. 김성한 전 실장이 퇴임 후에 부관참시하고 공격을 받으니까 2, 3일 있다가 자기의 카운터 파트너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NSC 보좌관과 한 번도 블랙핑크 얘기한 적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랙펑크가 됐는데 그런 거 보면 또 다른 것이 있구나 했는데 이번 도청 내용을 보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지 말자'고 이문희 비서관과 얘기하고 만약 국빈 방문에서 그러한 것이 이루어지면 국민적 저항이 클 거다는 염려 때문에 경질이 됐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니까 지난 1, 2월부터 국빈 방문 소리가 나왔다"며 "미국에는 공짜 점심 없다. 비싼 국빈 방문 대가를 치르고 오는데 그것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 나가면 집권 1년 만에 여섯 번째 나가는 것인데 외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두 달에 한 번씩 대통령이 외국 나가는 게 필요하다"며 "그렇지만 처음 영국 가서는 조문으로, 나토 스페인 가서는 귀금속으로 UN 가서는 날리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네 번째 G20 발리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나 한중 정상회담을 전원 성공했다고 평가를 하고, 다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은 완전히 굴욕, 굴종 외교를 하고 왔다"며 "이번 여섯 번째가 가장 중요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이 더 증가된다고 하면 큰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미 폴란드나 미국에 우회 지원된 것이 수출돼어 거기에서 지원된 것도 사실상 지원으로 본다"며 "앞으로 러시아와 우리 관계를 위해서도 신중하게 해야 된다. 이번 도청 건이 나왔기 때문에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서 윤석열 대통령이 절대 거부하고 오면 좋겠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앞서 미국 정보기관이 대통령실 도·감청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11일(현지시각)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 측의 악의적 정황은 없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