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거짓 해명으로 도민 우롱”
“폭탄주로 두 시간 동안 마신 술 족히 20여 잔”
김영환 “물만 마셔→한 잔 채 마시지 않아→술판은 아니다” 주장 바뀌어
◆…12일 충북도청에서 김영환 충북지사 술자리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박진희 충북도의원[사진=연합뉴스]
충북 제천 산불 때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김영환 충북지사와 관련해 김 지사 측 주장이 계속 바뀌면서 거짓말 논란이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진희 충북도의회 의원은 12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는 거짓 해명으로 도민을 우롱하고 있다"며 "복수의 동석자에 따르면 김 지사가 마신 술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폭탄주로 밤 9시 30분부터 11시 20분까지 두 시간 동안 마신 술은 족히 20여 잔"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지사가) 언론 보도에 따른 술자리 참석 이튿날엔 '술을 마시지 않았고 물만 마셨다'더니, 5일 만에 '술을 마시긴 했지만 한 잔을 채 마시지 않았다'로 말이 바뀌었다"며 "열흘이 지나고 '술판은 아니었다'로 바뀌었다. 이러다 조만간 '술판은 벌였지만 취하지는 않았다'는 해명이 나올 판"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그 시간 소방대원 등 공무원 200여 명은 생명을 걸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는데 김 지사는 참으로 나쁜 도지사"라며 "김 지사는 '산불이 난 와중에 술판을 벌였다면 도지사 자격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빠르게 마신 탓인지 얼굴은 심하게 붉어졌고 취기에 흥겹게 부른 노래가 두 곡이나 된다"며 "폭탄주를 수십 잔 마시고 노래까지 부르는 간담회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이에 김영환 지사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산불 상황에서 지사가 술판을 벌이겠느냐. 저는 시시각각 비서를 통해 (산불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며 "일부 언론과 야당이 주장하는 대로 산불이 났는데 본분을 망각하고 술판을 벌였다면 지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그는 "제 명예를 위해 부득이 사법적 판단을 구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곧 법률가들의 조언을 들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시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산림 21㏊를 태우고 다음 날인 31일 오전 9시 30분 진화됐다.
김영환 지사는 이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30일 밤 화재 현장과 차량으로 20여 분 떨어진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한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졌다.
김 지사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상기된 얼굴에 술잔을 든 모습이 사회관계망 등을 통해 퍼지면서 비판이 잇따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