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취임 후 첫 외신기자 간담회
"실제 도청 사실이라면 재발방지와 미국 정부의 사과 있어야"
與 "도·감청 가능성 배제 어렵다? 정부 발표는 믿지 않겠다는 선언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으로 자신의 주변인물들이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연이은 극단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외신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어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외신기자들과 기자회견을 갖는 모습을 지켜본 국민이라면,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맹폭했다.
이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미국 워싱턴타임스 기자로부터 '(이재명) 대표의 측근 중 5명이 지금까지 사망했다. 저희가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위험인물로 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기자가 질문하는 동안 살짝 헛웃음을 짓다가 표정을 이내 굳히고는 답변했다.
이 대표는 "제 주변 분들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그것도 본인들 문제가 아니라 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한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는 그들의 사망에 대해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는 상태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 기소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검찰의 수사와 기소에 대해서는 저로서는 대한민국 법원을 믿고 법적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다른 보통의 사람들은 평생 한 번 당할까 말까 한 검찰과 경찰의 압수수색을 언론에 공표된 것만 봐도 339번을 당했다. 결과는 아무런 물적 증거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과 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실 청사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에 대해선 "문서 위조의 결과이기를 바라지만 정황을 보면 실제 도청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실이라면) 신뢰에 기반한 한·미동맹을 훼손한 매우 실망스러운 사태"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입장에서는 도청의 실체 여부, 그리고 실상에 대해서 사실 조사를 국회 차원에서 최대한 해내겠다"며 "사실이라면 재발방지와 미국 정부의 사과, 우리 정부의 도·감청 방지에 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12일 논평을 내고 "이 대표는 자신의 검찰 수사 관련 외신 기자의 질문에 '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과 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수치스럽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 말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강 수석대변인은 "또 다른 외신 기자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된 다섯 명이나 죽음에 이른 일을 두고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위험인물로 봐야 하는가' 질문했다"며 "매일매일 언론을 장식하는 이재명 대표의 모습에 우리들은 익숙해졌는지 몰라도, 외신들이 보았을 때는 이재명 대표는 범죄영화의 '빌런'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고 직격했다.
또 "이 대표는 '미국 정보당국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발언했다. 우리 정부의 발표는 믿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