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제가 거짓말 했으면 혼 내달라…조작, 명백하게 밝혀질 것"
"문건 조작 목적 2가지, 미국과 그 동맹국 이간...러시아 전쟁 상황"
"용산 대통령실 건물 전체, 전파 침투 못해…도청 아닌 추정해 쓴 가능성도"
野 "터무니없는 의혹? 우기려면 뉴욕타임즈에 따지라"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사진=연합뉴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미 정보기관의 비밀문건 유출로 인한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에 대해 "문건 자체는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내용 자체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도감청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지냈던 신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100여 건 문건 중에서 한국 관련 문건이 두 건인데 한 건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통화했다는 내용이고 또 한 건은 포탄 33만 발 문건"이라며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 있어서 구체적으로 적시해줄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틀렸다는 것은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 의원은 "만일 제가 거짓말을 했으면 다시 불러서 저 혼 좀 내달라"며 "사실 작년에 보도가 됐는데 풍산에서 미국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포탄 10만 발 수출을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관련) 윤석열 정부 초기에도 고민하다가 연말쯤 포탄 부족 문제가 나서 우회 지원하는 방법을 고민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필요하다니까 10만 발 수출했다. 그걸 보완에 붙였다. 그러면 3월 초 김성한 국가안보실장하고 이문희 비서관이 통화했던 내용은 4~5개월 전에 우리가 고민했던 내용"이라며 "작년 연말쯤 그런 도청을 했다는 시점을 보면 맞겠다는 생각도 들 수 있지만 이미 다 결정되고 진행되고 있는데 생뚱맞게 3월 초에 느닷없이 그런 통화를 했다는 것이 신뢰가 안 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용산 대통령실 건물 전체가 도청 방지 장치가 완전히 되어 있고 제일 철저하게 했다. 주로 대화를 하면 위기관리실이나 NSC는 지하 3층이다. 거기는 방풍문부터 화생방 장치, 전자기파 차단 다 돼 있어 핸드폰도 안 되고. 전체가 전파가 침투를 못하는 곳"이라며 "건물에서 대화 또는 통화를 해서 녹취하기는, 도감청하기는 어렵다"고 근거를 들었다.
또 "중요한 안보실의 두 분이 도청이 가능한 장소에 일단 나와서 도청이 가능한 일반 폰을 사용해서 그 대화를 했다는 정황이 굉장히 의심스럽다"며 "도청된 게 아니라 짐작을 해서 이런 대화를 했다고 상대방이 썼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프랑스) 관련국들은 전부 다 거짓이라고 확고하게 이야기를 했다"며 "한국처럼 시끄러운 나라가 없는데 어쨌든 한미 간에 협의를 해서 사실 확인을 좀 빨리 했지 않느냐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이미 연말 결정이 돼서 한국이 10만 발을 풍산에서 수출했고 각 정부가 공식 확인을 안 했지만 후속적으로 포탄을 요청하고 있고 대공세를 앞둬서 우크라이나는 한국밖에 없다고 계속 언론 보도가 났다. 추정이지만 누구든지 그런 대화는 쓰는데 사실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고 추정해 쓴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도청을 당한 게 아니라고 공식 확인했기 때문에 일단 믿고 기다려야 되지 뉴욕타임즈보다 정부 말을 믿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건을 조작한 사람들이 얻고 싶은 게 두 가지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신 의원은 "러시아가 알려진 것만큼 우크라이나한테 그렇게 형편없는 게 아니고 오히려 잘 싸우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라며 "두 번째 우크라이나를 도와주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이간시킨다, 그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사실과 사실이 아닌 걸 섞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의 도청 의혹은 뉴욕타임즈 등 미국 언론이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제기한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가짜뉴스 운운하며 터무니없는 의혹이라고 우기려면 뉴욕타임즈에 따지라"며 반박 공세를 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방위 소속 신원식 의원은 미국의 도감청에 대해 '알아도 아는 체 않는 것이 성숙한 태도'라고 말했다. 도청을 알아도 모른 척해줘야 한다는 말이 합동참모본부 차장까지 했던 사람의 입에서 나오다니, 기가 막힌다. 정신 차리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이 도청당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는데, 정부·여당은 별일 아닌데 문제를 제기하는 야당이 문제라며 오히려 역정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주권 국가로서 단호하게 대응하라'는 주문에 대해, '동맹 흔들기', '자해 행위', '반미 선동', '이적 행위'라며 철 지난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다"며 "정권의 무능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반미니 이적이니 몰아붙인다고 무능이 감춰지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