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청와대는 허술, 용산이 더 안전? 바보 같은 소리…블핑 얘기, 비선 흘린 것 의심"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1일 대통령실이 '용산 대통령실은 군사시설로, 과거 청와대보다 훨씬 강화된 도감청 방지 시스템을 구축, 운용 중에 있다'는 해명에 대해 "청와대는 더 허술하고 용산이 더 안전하다, 이것은 바보 같은 소리"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윤석열 정부의 잘못이다. 모든 잘못이 나오면 한일정상회담 관계도 (그렇고) 문재인 정부로 넘기던데 사실 현재 가장 안전한 곳은 청와대"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들어오는 공격받을 때도 거기(청와대)는 자동적으로 다 장치가 돼 있는데, 용산은 안 돼 있다. (대통령실) 이전 당시에도 물론 도청 방지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있겠지만 거기는 바로 용산공원이 미군부대"라며 "지금 미군이 용산공원을 반납하고 나갔다고 하지만 그 옆에 전부 미군기지다. 거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을 내고 지상으로 돌출된 청와대 벙커와 현 대통령실의 지하 3층 벙커 구조를 비교하며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의 보안이나 안전은 청와대보다 용산이 훨씬 더 탄탄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전날 대통령실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우리 내부적으로 평가를 했고 미국도 자체 조사를 했을 텐데, (도감청 자료라며)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며 "거기에 대해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사실 우리 정부에서 부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프랑스도 다 부인했다. 미국도 인정하지 않는다. 미 국무성 부대변인도 한미 관계 이상 없다, 한미 고위급 관계자들이 이 문제로 접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도 이상 없다. 한미 정부의 고위급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것은 인정한 거 아닌가"라고 도감청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봤다.  

이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면 왜 고위급들이 국무성에서 만난다고 하고, 백악관에서 만난다고 하나"며 "(도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기관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2년 전에도 김대중 대통령과 대북특사였던 박지원은 필담을 했다"고 자신의 사례를 들며 "윤석열 정부 특히 안보실 등 주요부서는 보안을 철저히 하고 감시를 해야 된다. 도청 기술은 미국이 최고이고, 또 미국에서 우리한테도 많이 전수해준다"고 덧붙였다.

또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과 외교안보 라인이 전격 교체된 것이 블랙핑크, 레이디가가 공연 때문이 아닌 우크라이나 무기 수출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3월달 나토 사령부의 사무총장이 한국에 왔고, 같은 시기 미국 오스틴 국방장관이 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해 달라 요구했다"며 "김성한 안보실장과 이문희 외교비서관 이 사람들은 무기 공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에서 블랙핑크, 레이디 가가, 나오지도 않은 얘기를 비선에서 흘려가지고 헷갈리게 하고. 사실은 두 사람이 만약 현직에 있고, 한미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문제가 되지 않느냐 (보아) 오히려 두 사람을 쫓아냈지 않느냐"고 의심을 던졌다.

그러나 "한미동맹을 깰 수도 없는 것이고 해서는 안 된다"며 "당연히 주권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에 강력한 항의는 하지만 그 이상 외교 문제로 번져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지금 저렇게 물렁하게 (항의도 안 한다)며 "한미동맹 관계는 우리가 지키면서 한미정상회담도 해야 되는데, 이거를 잡아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의 요구가 있을 때는 단호히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