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대통령실 바로 옆 미군기지, 창호지문 바로 옆에 앉아 있는 꼴"
"대통령실 용산 졸속 이전부터 도감청 대비하라고 계속 문제 제기"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 주권침해에 항의하고 재발방지 요구해야"
"이번 사건, 빙산의 일각…우크라이나 관련 첩보 보고 외에도 있을 수 있어"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사진=연합뉴스]
4성 장성 출신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작년에 대통령실 용산 졸속 이전할 때부터 도감청의 확률이 높으니까 제가 (그에 대해) 대비하라고 계속 문제 제기했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 창문은 도감청 필름을 붙여 (도감청 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벽은 돼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벽을 하려면 다시 대공사를 해야 하지 않나. 대통령실 졸속 이전을 하면서 시간에 쫓기다 보니 보안대책이 제대로 안 됐다. 또 거기에 들어가는 모든 선이나 유선 이런 장비들에도 도감청 장치들이 묻어 들어갔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실 담벽과 연해서 미군기지가 있지 않나. 미군기지는 치외법권 지역이다. 100m 가까이 미군기지가 있는 경우는 도감청하기에 너무나 쉬운 것"이라며 "그 위에 보면 또 미군의 드래곤힐호텔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10층 이상 건물이다. 거기에서 보면 모든 것이 다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제가 봤을 때는 무방비 상태다. 창문 정도 필름을 (작업)한 정도밖에 안 되니까 무방비 상태로 보인다"며 "(대통령실) 졸속 이전 한두 달 만에 이런 보안 조치들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했을 확률이 많다. 그런 것들을 일체 다 점검하고 보완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앞서 미 뉴욕타임즈는 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신호정보'(signals intelligence)를 통해 확보한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의 대화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월 초 한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고심했다"라고 적혀 있다며 '신호 정보'를 인용해 국가안보실장이 서방 무기의 주요 통로인 폴란드에 포탄을 판매하는 방안을 제의했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였던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까지 감청한 정황이 드러난 데 대해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도감청을 막기 위한 대책에 대해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다"며 "벽에 도감청 장치는 그냥 패널을 붙여서 되는 방식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 바로 옆 100m 가까이 미군기지가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옛날 말 같으면 창호지문, 종이문 바로 옆에 앉아 있는 꼴이 되지 않나. 그러면 방 안에 목소리가 듣고 싶지 않아도 다 들리는 그런 형상"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9일 언론 브리핑에서 "(NYT) 보도를 잘 알고 제기된 문제에 대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대해 "(심각한) 주권침해이기 때문에 강하게 항의하고 원인분석하고 거기에 대한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해야 된다"며 '협의'는 매우 부적절한 용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예전 미국이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 일부 국가는 국빈방문 취소까지 간 적도 있었다. 일단 강하게 항의하고 원인 규명하고 관련자 처벌도 요구하고 재발방지를 아주 강하게 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앞으로 계속 일어난다"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이번 두 건의 문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첩보 보고에만 나온 거지 다른 보고서에도 이런 것들이 많이 있을 수가 있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