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美정보기관 감청, 韓 강력 항의해야”

유승민 전 의원이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정부 감청 문제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당장 미국 정부에 강력 항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받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의원은 9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동맹국 사이에 도청, 감청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즈는 지난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군의 기밀 문건이 SNS를 통해 확산되자, 미국 정보기관이 한국·영국·이스라엘 등 우방국들을 감청해 온 정황에 대해 보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음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정부 불법 감청 외신 보도에 대해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항의해도 시원찮을 판에 협의를 운운하는 대통령실의 반응은 비굴하기 짝이 없다"며 "과거 전례와 다른 나라의 사례 검토를 통해 미국에 즉각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1년 미국·덴마크 정보기관이 독일, 프랑스 등의 정치인과 관료들을 도청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독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동맹국 사이 도청은 있을 수 없다. 미국에 모든 정보를 요청했다'고 단호히 대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았다고 해서 동맹국 간 도청이라는 엄중한 문제를 흐지부지 지나쳐선 안 된다"며 "미국 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받아내야 한·미 양국이 더 굳건한 신뢰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