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 "尹 4·3추념식 불참, 아쉬워"…민주 "제주 아픔에 소금 뿌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했다면 일부 보수 일각의4.3 왜곡 시도를 잠재우고 극우 단체들의 항의 집회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지사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특히 이날 국민의힘 당대표나 원내대표도 참석하지 않고 있는 점은 오히려 그쪽에 보수적인 자들의 4.3에 대한 접근이 옳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 걱정스럽다"며 우려를 표했다.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는 이날 4·3 추념식이 열리는 4·3 평화공원에서 대규모 집회 신고를 해둔 상황이다.

반면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지난 31일 기자회견에서 "4·3 당시 서북청년회 제주도본부는 차마 인간이랄 수 없는 온갖 잔혹한 짓을 한 민간단체원으로, 또는 경찰복이나 군복을 입고 자행했다. 더는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4·3을 폄훼하는 극우단체 만행을 두고 볼 수 없다"고 규탄한 바 있다.

오 지사는 "서북청년단이 당시 무고한 양민을 많이 희생시켰던, 동조했던 분들"이라며 "그런데 그분들이 자신들의 명예를 오히려 훼손당하고 있다 주장하고, 공산폭동이다, 주장하면서 그 당시의 행위에 대해 정당하게 평가해야 된다는 말이 안 되는 억지주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극우단체 주장의 배경에 "태영호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 과정에서 촉발시켰던 것"이라며 "또 과거사 문제 해결 전반에 대한 보수진영의 새로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4·3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었음에도 제주도민들은 화해와 상생을 내세웠고 그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 노력해왔다"며 "피해자인 제주도민들 유족들이 가해자인 군과 경찰을 포용하겠다는 얘기를 했던 것이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이끌어왔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되돌린다는 것은 역사를 되돌리느냐라는 의미"라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오늘 참석하셨으면 이런 문제들이 해소가 됐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날 오전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는 제주어린교통공원 입구에서 시위하려다 경찰에 의해 제지됐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4·3 추념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윤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주를 찾아 개별 참배를 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야구장 방문할 시간은 있어도 4.3 추념식 참석할 시간은 없나"라며 "대선 후보 시절 제주도민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다. 이제와서 제주 도민을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즉각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게다가 김기현 대표 등 여당 주요 관계자들 모두 4.3 추념식에 불참한다고 한다"며 "역사적 평가가 끝난 제주 4.3을 공산주의 세력의 반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진실화해위 위원장을 맡고, 김일성의 지시라고 주장한 사람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됐다. 제주의 아픔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 지금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라고 맹공했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이 보듬는 제주의 아픔을 현직 대통령은 외면하겠다는 것인지 답하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