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유동성 위기, 통화긴축 효과 강화"
고용지표, 서비스 물가향방·연준 위기대응여력 결정
"노동시장 진정세...5월 금리인상 종료·경기 연착륙 기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외경 [로이터 제공]
코스피가 약 3주 만에 2450선을 회복하고 코스닥은 글로벌 증시 내 상위권 수익률을 보이면서 'SVB 파산 사태를 지워버린 증시'로 평가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가로만 보면 SVB 사태는 종료된 셈"이라며 "불안함이 남았지만 추가 안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자들의 심리와 국내 증시가 유사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어 추가 안도 시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3월 들어 순매도로 전환했음에도 국내 증시가 견조했던 이유는 이미 낮아진 지분율 때문"이라며 "은행 유동성 위기의 추가 안도 국면에서 국내 증시도 상승 방향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여진이 남아있어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 사태로 인한 금융기관의 유동성 관리는 통화 긴축의 효과를 강화시킬 것"이라며 "미국의 높은 물가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아직 낮추기 어려운 만큼 연준의 통화정책 마찰음이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금융시장의 초점은 경기에 맞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건 3월 고용지표다. 미국의 실업률과 임금상승률은 향후 서비스 물가의 향방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물가 레벨이 연준의 은행권 위기 대응여력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농업 신규고용은 전월 대비 +24만명으로 1월(+50.4만명), 2월(+31.1만명)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대비 +4.3%까지 둔화해 연준이 목표하는 명목임금(+4.0%)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전월 수준인 3.6%로 예상된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누적된 금리인상의 긴축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노동시장이 진정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줄 전망"이라며 "5월 금리인상 종료와 함께 미국 경기 연착륙 기대를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3월 고용지표 결과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추며, 상반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을 앞두고 '금리인상 중단'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높일 것"이라며 "특히 3월 시간당 평균임금의 감소가 연준의 통화긴축 행보에 대한 시장 경계심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는 6월 이후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 시행한 타이틀 42(외국인 입국 제한조치)가 올해 5월 11일 종료되기 때문"이라며 "저가 노동력인 외국인 입국 증가 시 임금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전월(47.7%) 대비 하락한 47.5%로 전망된다. 제조업지수가 다시 하락하면서 생산활동에 대한 기대는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은행 이슈와 통화 긴축 완화를 이끌 수 있는 혼재된 지표의 조합은 금융시장 내 불안심리를 낮춰줄 것"이라면서도 "은행 사태가 시차를 두고 경제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만큼 경기 바닥 등 낙관적인 시각은 아직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어닝 시즌이 개막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7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연구원은 "2~3월 2차전지 분야로의 수급 쏠림에 대응해 투자자들이 다른 대안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며 "과거 경험상 반도체 업황의 턴어라운드 국면에서 반도체 주식들이 양호한 성과를 거둔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특정 업종·종목 중심의 쏠림 현상이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코스피 대형주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IT 턴어라운드와 전기차 테마 확산, 차이나 플레이 등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