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스몰라이센스 추진에…금융연구원 “부실화로 금융안정성 저해할 것”

김소영 “각계 목소리 듣고 공감대 형성해나갈 필요”

금융당국이 스몰 라이센스 국내 도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의 경우 생존이 매우 어렵고 오히려 부실화해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지난 2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위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2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논의사항 간략 정리·향후계획 점검 ▲스몰라이센스 제도 도입시 고려사항 ▲비은행권 지급결제업무 허용과 관련 소비자 편익과 규율방안 등 논의가 이루어졌다.

은행권 스몰라이센스 도입 논의에 앞서 금융연구원은 '은행업 스몰라이센스: 국내외 사례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은행 자산이 중소기업대출에만 집중돼 있을 경우 은행 자산의 경기순응성이 높아져 경기침체 시 은행이 부실화할 우려가 커진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외환위기 당시 기업금융 전문은행 역할을 하기 위해 신설된 은행들이 기업금융에서의 실패로 부실화돼 대부분 퇴출된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파산한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경우에도 주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을 영업대상으로 하는 등 영업의 쏠림현상이 심해 스타트업 경기가 어려워진 것이 부실화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신설 은행이 중소기업 신용평가를 제대로 하기는 매우 어려워 이를 통한 수익창출 및 건전성 유지가 힘들 것"이라며 "중소기업에 대한 정확한 신용평가를 위해서는 기업과의 오랜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다양한 비재무적 평가뿐 아니라 경기 및 산업의 동향과 전망 등에 대한 분석도 필요한데 이는 규모가 작은 신생 은행이 갖추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연구원은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은 설립 필요성과 수요는 크나 경기순응성이 매우 높고 신용평가에 어려움이 커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며 생존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오히려 부실화하여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스몰라이센스의 도입 여부에 대해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와 경쟁촉진 뿐 아니라 금융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TF에서 논의한 스몰라이센스의 장·단점과 경쟁에 미치는 효과, 실효성 등을 바탕으로 스몰라이센스 도입 여부와 도입방법 등에 대해 국민과 금융권 등 각계의 목소리를 듣고 공감대를 형성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