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대통령 거부권 행사 다 알려졌는데 쇼하더라도 나이스하게”
“식량안보 차원 양곡관리법 통과해 과잉 생산되는 문제 해결해야”
“호남지역만 고려한다는 것 근시안적 사고”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며 서해 피격 공무원 유족 이래진 씨의 항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에게 양곡관리법 거부권을 공식 건의한다고 한 것에 대해 쇼하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29일 MBC '신장식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한다고 다 알려졌다"며 "북 치고 장구 쳐놓고 이제 와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부총리한테 북 치고 장구 치라하면 국민, 농민들이 다 알고 있는데 쇼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양곡관리법은 쌀 생산에 대해서는 이게 안보"라며 "식량안보가 제일 큰 것이다. 만약 전쟁이 나면 우리가 쌀 식량을 가지고 있어야 되기 때문에 우리 안보를 위해서도 식량을 확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 김대중 대통령 때 농어촌 부채 탕감하는 공약이 있었다"며 "그때도 우리나라 많은 재벌기업들과 보수층에서 왜 그걸 탕감하냐"는 반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탕감을 해줬기 때문에 그래도 농어촌이 지금 이 정도로 살고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보수들이 가장 강조하는 식량안보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먹고사는 문제인데 해줘야지 대통령이 안 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대통령이 무슨 성군이나 되는 것처럼 밑에서 '아니 되옵니다'하는 것이 이게 자기들이 욕먹겠다는 것"이라며 "쇼를 하더라도 나이스하게 잘하라"고 비판했다.
양곡관리법 거부권을 행사하고 여당에서 반대하는 이유 중에 쌀농사를 많이 짓는 호남지역만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경상북도, 충청도, 경기도도 쌀농사를 다 한다"며 "그런 근시안적 사고를 하면 안 된다. 만약 북한 미사일이 서울에 떨어지면 보수는 살고 진보는 죽습니까? 다 죽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식량 안보 차원에서도 우리는 그러한 양곡관리법을 통과해서 과잉 생산되는 문제는 정부에서 해줘야 된다"며 "그래야 전쟁을 대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29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남는 쌀 강제매수 법'이라고 표현하며 시장의 수급조절 기능을 마비시키고 무력화하며 쌀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거라며 반대 의견을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 총리의 거부권 건의를 두고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포기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