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신종자본증권 리스크 우려... 국내 금융지주에 미치는 영향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최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신종자본증권 발행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국내 금융지주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채권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금융사들이 주로 발행한다. 현재 은행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총 31조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9일 분석보고서에서 "CS 사태로 신종자본증권 발행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콜 시점이 도래해도 차환 발행은 어려운 만큼 이전보다 자본 비율 관리 부담은 증가했으나 국내 금융지주의 신종자본증권 관련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어려워도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의 기본자본(Tier1) 비율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8개 은행계 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기본자본 비율은 5대 금융지주 13.6∼14.9%, 지방 3사 12.6∼12.8%로 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을 여유 있게 충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와 2024년 차환 없이 조기상환을 한다고 가정해도 8개 지주사 모두 기본자본 비율이 요구 비율을 상회한다고 분석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지금 은행주는 사실상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악재가 주가에 반영돼 있다"면서 "4대 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8∼0.38배로 역사적 하단 수준으로 기업은행 또한 PBR 0.26배의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근본적인 주가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경기·부동산 침체 우려 축소 및 건전성 우려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연초 시장과 약속했던 주주환원 정책이 조기에 시행된다면 주가 반등의 계기는 마련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아직 상반기인 만큼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기대한다"면서 "아직 대내외 여건의 불안정으로 주주환원 확대 여부를 장담하긴 어려우나 만일 시행한다면 은행주를 둘러싼 여러 불확실성을 완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우리은행은 다음 달 예정된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제 금융위기 발생 시 '건전성'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한 조기 대응 차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