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난타전…野 "시행령 원상복귀, 韓 사과하라" 與 "이재명 檢수사 차단 위해"

여야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법'에 대해 '위장탈당' 등을 통한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은 위법했지만 법 자체는 유효하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헌재의 '검수완박법' 유효 판결을 근거로 검수원복(검찰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의 원상 복구와 함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가적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검수완박법에 대해 집착하는 것은 '이재명 비리 덮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의 위증교사 등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 등이 결국 법사위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는 헌재의 유의미한 결정이 나온 만큼 민주당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민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입법 과정에서 위장탈당 같은 위헌·위법이 명확하게 지적된 상황에서 검수완박법을 밀어붙인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법사위원 등 주위 많은 분들에게 물어봤는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구에 대해서는 거의 각하라는 의견이 10이면 10이었다. 장관께서 오판하신 것인가.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가. 국민에 대해 사과해야 해야 하지 않나"라고 첫 공세에 나섰다.

이에 한 장관은 "헌법재판소 9명 중 4명이 검사의 청구인 적격도 인정했다. 그 4명은 10명에 들어가지 않나"라며 "입법권 과정에서 위장탈당 같은 위헌 위법이 명확하게 지적된 상황에서 사과는 제가 할 것이 아니라 이 법을 밀어붙인 민주당 의원들이 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사과할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의원이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이 유효로 확정됐고, 입법 취지에 따라 6대 범죄에서 다시 부패·경제범죄 2대 범죄로 축소하는 법의 취지를 존중해서 시행령을 바꿔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는지 묻자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그 시행령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이어 한 장관은 "왜 도대체 깡패, 마약, 무고, 위증 수사를 못하게 되돌려야 하는지 그 이유를 오히려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김 의원이 "앞으로 시행령을 안 바꾸고, 검찰이 이와 같이 계속 수사한다면 수사 받는 사람 중 시행령 자체가 위법, 위헌이다 하면서 무효확인청구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런 혼란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라고 묻자 "입법 자체의 '등'으로 된 부분, 그 취지를 충분히 존중해서 2대 범죄에 사실상 한정해서 시행령을 만들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재차 김 의원은 "수사받은 사람 입장에서 분명히 입법의 취지는 검찰의 수사권 범위를 축소하고 인권 보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수사권이 없는 검사로부터 수사를 받았다'라고 하는 이의 신청이나 무효확인 같은 것이 들어올 것이다. 그때도 재판으로 해결할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한 장관은 "검수완박법 자체가 형사사법에 혁명적 변화를 갖고 온 법인데, 그 법을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 여러가지 쟁송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수사권 조정이나 검수완박 때부터 나온 태생적인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결과이지 시행령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 시행령으로 인해 국민의 공익이 훨씬 더 증진됐다고 생각한다"며 "도대체 깡패, 마약, 무고, 위증 수사를 검찰이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공익이 뭔지 설명해달라. 저는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검수완박법이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침해로 결정됐으며, 한 장관의 시행령 추진 필요성에 대해 옹호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법이 무효가 아니라는 판단을 받았기 때문에, 그간 법무부에서 했던 시행령을 다시 원상복귀 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그간 법무부에서 만든 시행령이 검수완박법이 무효임을 전제로 만든 시행령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한 장관은 "법을 기초로 해서 만든 것이고, 법제처에서 그렇게 판단한 바 있다"고 답했다.

장 의원이 "이재명 대표가 예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재판받으면서 검사 사칭 부분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하는 부분, 위증교사 정황이 포착된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는 기사가 있다"며 "이런 위증교사 죄에 대해서 지금의 시행령이 아니라 예전의 시행령이라고 하면 검찰이 수사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한 장관은 "독자적 사건으로 위증을 검찰에서 수사하는 것은 과거의 시행령으로는 어려웠다. 그런데 위증이나 무고는 검찰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지 경찰 단계에서 확인할 수 없는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위증, 무고에 대한 수사는 막혀 있었고, 지난 시행령 개정으로 상당 부분 개선되어 가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장 의원은 "헌재 결정도 납득할 수 없고, 헌재 결정에 영향받지 않고, 헌재 결정과 관계없이 검수완박법이 유효하다는 전제로 시행령을 만들었는데, 그 시행령을 원상복귀 시키라고 주장하면 국민들은 의심할 것"이라며 "지금 문제되고 있는, 보도된 심각한 범죄에 대해서 수사하지 말라는 것이고, 도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 때문에, 무엇이 두려워 시행령을 원상태로 돌리라고 하는지 국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민주당을 향해 비판했다.
  전주혜 의원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내려진 결정이 정당하냐 문제다. 우리법연구회, 민변, 국제인권법연구회 이 다섯명의 재판관들이 똘똘 뭉쳐서 결국 무효 확인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 장관과 검사들이 제기한 사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며 "편파판정을 해서 게임에 졌는데 그 책임을 선수에 물어야 하나.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기서 유의미한 것은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 등이 결국 법사위원들의 심의, 표결권을 침해했다. 이에 대한 민주당의 진정성 있는 사과, 민형배 의원의 의원직 사퇴가 필요하다"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리듯이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검수완박에서의 위장탈당, 이것은 더이상 되풀이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검수완박법에 대해 민주당이 집착하는 이유는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비리 덮기라고 생각한다. 오늘 나오고 있는 뉴스를 보니 이재명 지사 위증 교사 의혹이 있다"며 "이전의 시행령에서는 이 위증에 대한 것은 없었기 때문에 위증으로 인해서 이재명 지사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가 진행되고 있을 수 있으니 민주당에서는 시행령을 원상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 의원은 "가장 피해가 우려되는 것이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배제"라며 "실질적으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갑자기 국회 본회의 제출 때 수정안에서 갑자기 이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아무런 심사도 없이 됐기 때문에 이야말로 위헌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성남FC 비자금사건이 고발인의 이의신청으로 죽어가던 불씨를 살린 사건이다. 2021년 9월에 분당경찰서에서 무혐의 처분했는데, 현재 같으면 끝난다. 당시에는 고발인의 이의신청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엔 진실을 드러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野 "인사 검증, 음지에서 지하로?...韓 "책임감 느껴...제도 개선 중"

한편 민주당은 '정순신 인사검증 문제'로 한 장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김의겸 의원은 "(한 장관은) 인사 검증영역에 대해 국회에서, 언론으로부터 질문받는 영역이 된다. 음지에 있던 인사 검증 업무를 양지로 끌어내겠다고 말씀했다. 실제 그렇게 됐나. 음지에서 양지로 간 게 아니라, 음지에서 오히려 지하로 땅속으로 파고들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용산에서 (정순신 사태를) 인정하고 3일 뒤에 한동훈 장관께서 정무적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씀하셨는데, 3일이 마음에 걸린다. 한 장관 모든 사안에 대해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자신감 넘치게 말씀하셨는데, 왜 유독 인사검증에 관해선 이토록 소극적이고 뒤늦게 발언하시는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제가 검증을 담당하고 있는 부처의 장관으로서 굉장히 책임감을 느낀다. 경찰 세평 조사에서도 걸러지지 않은 것이라 확인되지 못한 것이고, 만일 제가 알았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학폭 피해자에 대해 굉장히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구조적인 문제고 이러한 송사 문제는 앞으로도 확인되기 어려운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인사 검증의 문제는 강도를 극도로 높이게 되면 사찰이나 개인정보의 문제가 생기고, 이것을 낮추게 되면 그물이 성기게 돼 문제가 생긴다. 그 중간의 조화를 찾아야 하는데, 제도 개선면에서 여러 점을 대통령실에서 준비하고 있다.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영장으로 보는 게 아니라 본인의 동의와 선의에 기대서 하는 검증이기 때문에 그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