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에… 국힘 “민주, 정부 곤란에 빠뜨리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추진에 대해 "농업을 파괴하고 정부를 곤란에 빠뜨리려는 생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자신들의 집권 시기에는 (과잉 생산 쌀에 대한)의무매입법을 추진 않더니 이제와서 만드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이것을 위해 매년 1조 이상의 국가 예산이 소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9월 30일 발간한 '쌀 시장격리 의무화의 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양곡관리법 개정안대로 쌀 시장격리 조치가 의무화될 시 초과생산 쌀을 전량 매입 후 처분하는 데 투입하는 예산이 연평균 1조443억원으로 전망된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쌀 농사는 99.7%가 기계화돼 있어 대부분의 농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과잉 생산 쌀에 대한 의무매입 조항이 생기면 안 그래도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쌀 농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도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민주당은 정부를 곤란에 빠뜨리려는 데 매진하고 있는 듯하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초과 생산된 쌀에 대한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양곡관리법 16조 4항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농업협동조합이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 대해서 미곡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되거나 변동이 예상되는 경우 등 수요량을 초과하는 생산량 이상 또는 이하를 매입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에서 '매입하게 할 수 있다'라는 문구를 '매입하게 해야 한다'고 바꾸는 게 이번 개정안의 골자다.

정부와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해당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