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한일관계 악화 세력들, 한국에 있다…日 극우세력 논리, 유감"
"이승만 대통령이었다면 한일 정상회담에 땅을 쳤을 것"
"경제교류 활성화? 나선다고 달라질 것 없어…한일 경제협력 계속 축소"
"차기 원내대표 출마, 당의 안팎 상황 고려하며 고민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민주평화국민연대 간담회에서 홍익표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대통령의 인식이 여전히 양분법 돼 있다"며 "여전히 본인이 검사라고 생각해 세계관 역시 적과 동지, 이렇게 돼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UAE의 적이다, 이런 말씀들을 하실 정도 아니었나. 모든 사람은 둘이다. 검사에게 범죄자와 범죄자가 아닌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45년 해방 이후 한일관계 속에서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도 없었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 사실 인정도 없었다. 일본이 포괄적인 사과를 했다. 큰 틀에서 과거에 유감스럽다. 독일과 비교해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다. 강제동원, 위안부, 사할린 동포, 일사늑약 자체가 불법적인 조약이라는 식민지 지배 자체를 구체적인 사안에서 인정한 게 하나도 없다"며 "여전히 일본의 진정어린 사과를 안 받아들이고 그것을 활용해 한일관계를 나쁘게 만들려고 하는 세력들이 한국에 있다는 것은 일본 극우세력 논리하고 똑같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전날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간 한일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어왔다면서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이 잡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 방문 연설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천 5백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김대중 정신을 강조한 게 현 민주당이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고 있나란 취지가 있다고 보는지 묻자 "남의 당의 지도자를 갖고 마음대로 재단하는 것은 결례"라며 "이런 (한일 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아마 이승만 대통령이었으면 땅을 쳤을 것이다. 98년 오부치 합의 자체도 김대중 대통령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아주 고육지책의 합의였다. 97년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본과의 경제협력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때 오부치 총리가 대단한 사과를 한 게 아니고, 다만 상대적으로 일본 다른 정치인에 비해서 유연성을 가진 정치인이었다. 그 정도의 합의가 최대치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일이 공동이익을 모색하고 경제교류 활성화를 한다는 정부 주장에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한일 간의 경제협력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다고 달라질 게 없다. 이미 국내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대해 정부의 적극 지원으로 국내 산업 육성을 했고 도리어 일본 기업들이 손해를 봤다. 도리어 한일 경제협력은 계속 축소되고 있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제가 남는 건 한일 군사협력이다. 아베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간 관계가 결정적으로 나빠진 것은 과거 한미일 3국 정상회담 당시 아베 총리가 한미일 삼각동맹 얘기를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단호히 끊었다. 동북아 지역에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은 있으나 한미일 동맹은 없다는 것"이라며 "북한 위협 방어에 한미동맹으로 충분하다. 굳이 한미일 동맹을 하는 것은 중국 포위 전략인데, 국익에 부합하느냐를 판단해야 한다. 금년 들어 241억불 무역적자 발생했는데, 지난 10년간 무역수지 흑자 90%가 중국에서 나왔다. 금년 최대 무역적자국이 중국"이라고 지적했다.
차기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 "당의 안팎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고민 중에 있다"며 "여러 의원님들도 뵈면서 상의도 드리고 관련된 문제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민주당은 위기 상황이다. 2024년 총선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않으면 민주당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사회가 허물어질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무한 질주, 폭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국회밖에 없기 때문에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첫째 당이 하나로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이재명 대표께서 최근 많은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와 함께 당을 안정시키고 그 다음 민생 개혁과제, 각종 입법과제를 챙기면서 전통적 지지층과 중도층을 포함해서 민주당의 지지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그 핵심은 민주당에 대한 믿음이다. 대선과 지방선거 실패 과정에서 당에 대한 신뢰의 기반이 많이 허물어졌다. 신뢰 기반을 다시 쌓아 가는데 누가 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저도 역할을 해볼까 고민 중"이라고 부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4월 사퇴 결정 된 건 맞는지 묻자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내년 총선이 앞두고 원내대표 선거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중하순께 새 원내대표를 뽑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