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시장원리 무시한 '관치금융' 그만"

尹대통령 " "은행, 공공재적 측면... 정부 관심은 관치의 문제 아냐" 정면 비판

금융노조와 야당이 2년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관치금융'을 멈춰야 한다고 규탄했다. 은행 영업시간 환원과 금융권 성과급 관여, 인사 개입 등과 관련된 비판이 이어졌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16일 '금융노동포럼-윤석열 정부 2년차, 금융정책을 논하다'에서 "정권을 시작하자마자 관치금융과 노동 탄압으로 일관하더니 국가금융경쟁력은 고려하지도 않은 채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노사 합의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은행 영업시간을 환원시켰다"며 "금융당국이 방관한 점포 폐쇄가 만든 금융 취약계층의 직접적인 피해를 마치 은행 영업시간이 원인인 것처럼 뒤집어씌웠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 주도 은행권 제도개선 TF가 '관치금융TF'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박 위원장은 "2월부터는 대놓고 은행권 과점을 거론하며 금융산업 전체를 뒤흔들더니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를 운영한다며 무책임하고 방향성 없는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은행권 제도개선 TF를 통해 발표한 과제는 정부가 금융사 영업이나 조직구조 관리에도 관여할 수 있다는 의심을 주기에 충분하다"며 "그 방향성 또한 일방적인 태도로 나타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시장이 결정해야 할 경영사항까지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정부가 금융시장을 공정하게 감독한다는 역할 범위를 넘어선 것이며 자유를 외치던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시장개입이란 역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자율성 있게 경영하며 이익을 추구하되 정부의 적절한 감독과 규제로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며 "국회 정무위원회의 간사로서 기본적인 결학을 견지하며 우리 금융시장과 경제에 필요한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앞서 지난 1월말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국방과 같이 중요한 공공재적 측면이 있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금융권 성과급에 관여하는 것을 두고도 관치금융 논란이 일었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권 성과급에 대해 '돈 잔치'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전 금융사를 압박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에서는 성과급 지급체계 확인을 위해 금융회사 방문과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사기업은 사기 장려와 이익공유 차원에서 회사의 실적에 따라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더 많이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금융공공재'라는 표현으로 금융노동자를 쉽게 일하면서 고액의 임금과 성과급을 받는 것처럼 프레임을 씌워버리고, 시장원리를 무시한 관치금융 형태를 보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은 금융사 직원들은 성과급 지급율을 위해 금융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수익을 내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금감원은 사기업인 금융사의 성과급 체계까지 점검할 것이 아니라 공정한 금융거래를 위해 관리감독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금융권 인사 개입을 규탄했다. 민 의원은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더니 본인의 선거운동을 도운 사람을 전경련에 앉혀두고 총리실과 금융·공정당국 곳곳에 대통령의 지인 검사들을 임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이 금융권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소통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정치의 기본이고 행정의 시작"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4대 경제운용기조'인 자유·혁신·공정·연대라는 어려운 단어 대신 차라리 물가·금리·부동산·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어 매일 한번씩 보길 조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