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후보 측 "安·黃 등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황교안 "수사의뢰 아닌 고발했어야"
"김 후보 땅으로 휘어져 들어가 바뀐 것 해명해라"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와 황교안 후보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측은 2일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을 검증하겠다며 해당 의혹을 제기한 황교안 당대표 후보 등에 대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수사 의뢰했다.
김 후보 캠프 법률지원단장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께 경찰청 국수본 민원실을 찾아 황교안,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황운하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제출했다.
앞서 황 후보는 지난달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울산 KTX 노선 변경을 통한 땅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15일의 방송토론회에서도 "김 후보 소유의 땅을 지나가도록 노선을 휘어지게 변경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3800만원 주고 산 땅에 엄청난 시세 차익이 생겼다는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도 지난달 24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이 지난 대선 때 '대장동 사태'처럼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달 22일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권력형 토착비리 의혹이라고 규정하며 당내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의혹 규명에 나서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김기현 의원 땅투기 및 토착·토건비리 의혹 진상조사TF'는 26일 "특검을 실시해 지역 토착·토건 비리를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을 요구했다.
김 후보는 약 3만5천평인 이 땅 매입가가 2억860만원(평당 약 6천원)이었다고 밝혔지만, 현재 시세에 대해선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알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후보 선대위의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4일 논평을 내고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과 주민들은 '개발할 수 없는 임야라 거래가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며 "현지 주민들의 이 증언이야말로 조작된 호랑이의 실체를 밝히는 진실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한 경쟁 주자들의 거센 공세에 김 후보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경쟁 후보들이) 억지로 문제 삼고 있는 울산 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오늘 의뢰하고자 한다"며 수사의뢰를 예고한 바 있다.
반면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일 김 후보의 '수사 의뢰'에 대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수사 의뢰를 했다는 것은 '의심이 가니 조사해 보고 혐의가 있다면 그때 본격 수사해 달라'는 말이다. 지금 김 후보 말대로 한다면 고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황 후보는 2일 YTN 라디오에서 "검찰도 아니고 국수본에다가 수사를 의뢰한다는 것은 지연 전술"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수사 의뢰는 '범죄 혐의가 의심되니 실체를 규명해달라'는 제보 성격으로, 형사소송법에 명시된 공무원의 의무 사항인 고소·고발과는 차이가 있다.
황 후보는 "KTX 연결도로, 그게 처음에는 세 가지 방안이 계획됐었는데 이것이 모두 다 없어지고 김기현 후보 땅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것으로 바뀌어버렸다"며 "이것에 대해 해명을 하라라고 얘기하는데 전혀 해명이 안 되고 있다"며 핵심적인 해명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로가 원래 크게 세 가지 안이 검토됐었다. 그런데 그 세 가지 안은 다 김기현 후보 땅과는 관계없는 곳으로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게 몇 차례 시간이 지나면서 김 후보 땅으로 휘어져서 들어가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