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정부, 3.1운동 정신 망각·훼손"…"역사적 책임과 합당한 법적 배상 없이 신뢰 구축 불가능"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한 뒤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역사관이 의심스럽다고 혹평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글자 수가 1022자로 홀쭉하기 그지없다"며 "진지함도 성의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역대 어느 대통령도 3.1절을 이리 가벼이 여긴 적은 없었다"며 "내용을 보면 더 한심하다. '이게 정말 대한민국 대통령의 기념사인가?' 싶다"고 탄식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다'라고 선언했다"고 짚으면서 "일본이 중요한 협력 상대라는 점을 모를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일본이 과거 군국주의의 망령을 되살리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것 또한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협력 파트너'는 진솔한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가 전제돼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일본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일본이 조선인들을 전쟁터로, 갱도로, 위안소로 강제동원한 건 아직도 펄펄 끓는 아픔"이라며 "일본이 이 상처를 계속해서 덧내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윤 대통령의 기념사만 보면 이 상처가 이미 깨끗이 아물어 버린 듯하다"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기념사 일부를 제시하면서 윤 대통령의 역사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이 1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며 "일본의 침략을 우리 탓으로 돌리는 듯한 말투이고,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식민지 근대화론'과 같은 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짚었다.
이재명 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굴종 외교'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3.1운동 정신은 대한민국의 원동력이 됐다"며 "외세에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대한민국은 경제 강국, 국방 강국으로 거듭났다. 3.1운동이 지켜낸 자유, 평등 정신은 민주주의 모범국가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3.1운동 정신을 망각하고 또 훼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관계 개선의 걸림돌 취급하며 우리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일, 국민의 안전이 달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침묵하는 일, 한미일 군사훈련이 '다케시마의 날'에 '일본해'로 표기된 채 진행되는 일 모두 '굴종 외교', '종속 외교' 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부디 역사의 교훈을 잊지 않기 바란다며 "미·중 갈등의 파고와 한반도 위기 속 해법은 이분법적 양자택일 외교가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평화와 국익을 저버리려 한다면 온 힘을 다해 견제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3.1정신을 계승하여 '국익 중심 실용주의 외교'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고 내 소재한 유관순 기념관에서 애국지사 및 독립유공자와 유족, 주요 공직자와 각계 대표, 주한외교단, 시민 등 1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현재 우리 상황을 진단하며, 자유·헌신·기억·미래·번영 등을 기념사를 통해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