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무더기 이탈표' 사태, 박홍근 "당 지도부와 표결 의미 깊이 살피겠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부결이었으나 민주당 무더기 이탈표가 나온 것을 두고 "정치검찰의 부당하고 과도한 표적 수사에 대한 헌법의 정신과 규정을 지킨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표결 결과가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모은 총의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일로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선 안 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의 단일한 대오를 위해 최선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297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그간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의원총회를 통해 총의를 모아 단일대오를 형성할 것을 공언해왔다.

민주당의 이탈표가 없었다면 찬성표의 최대치는 국민의힘(114), 정의당(6), 시대전환(1)로 121표 예상됐으나 실제 139표가 나왔다.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최소 31명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과 민주당이 총선 때까지 같이 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만약 여기서 분당을 얘기한다거나 당의 진로와 관련해서도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한다면 그건 정치적 이득이 되지 않고 당원으로부터도 지지받지 못할 것"이라며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건 섣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당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해 이른바 '이탈표 색출' '공천살생부' 작성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특정인들에 대한 어떤 명단공개나, 확인이나 이런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감정적인 부분은 차분히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살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가수사본부 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임명 하루 만에 아들의 학폭 전력으로 낙마한 데 대해 "'정순신 사태'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검사 동일체 막장 시스템'의 예견된 참사"라면서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현직 검사의 '권력형 학폭 무마', 법무부 인사검증관리단의 '검증 해태', 검찰 출신 인사 무사통과를 강행한 대통령실 등 '정순신 사태'를 둘러싼 의혹과 책임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당 차원에서 '정순신 인사참사 진상조사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반복된 인사 참사에 대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인사시스템을 전면 쇄신하라"고 촉구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정순신 아들은 학교폭력 가해자였음에도 아무런 반성 없이 명문대에 진학했다"며 "드라마 '더 글로리'의 현실판처럼 비뚤어진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학력을 세습하고 특권을 세습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가 뇌물 받고 일하는 직업이 아니고 판사랑 친하지 않아도 정의로운 재판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