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사건 5년 전 보도했는데도 파악 못한 인사 검증에 비판 쏟아져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임명 하루 만에 낙마하면서 인사 검증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군의 학폭 사건이 이미 5년 전 보도된 적이 있는데도 인사검증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2018년 11월 2일 KBS뉴스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고등학교 입학 직후부터 가해 학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극심한 불안과 우울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KBS는 학교 폭력 가해자 측이 '전학 처분'에 불복해 소송전에 나섰고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고위직 검사로 확인됐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그러면서 검찰 내에선 당시 정순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란 사실이 공공연하게 알려졌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정 변호사를 최종 후보로 추천한 경찰청은 이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자녀 사생활이라 검증 과정에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후임자 추천 시에는 이런 점까지 고려해 더욱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해명했다.

경찰 수사를 지휘·총괄하는 국수본부장은 경찰 인사추천심의위원회(심의위)의 검증을 거친 후 경찰청장이 결과를 참고해 1명을 추천한다. 이후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총리의 승인이 떨어지면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때문에 정 변호사를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도 인사 검증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25일 YTN 뉴스와이드에서 "국가수사본부장 자리는 권력 내부에서의 정해진 원칙이 아니었던가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찰청장 입장에서는 본인 스스로 검증할 엄두를 못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이어 "지금 인사 검증을 맡고 있는 것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다. 한동훈 장관과 정순신 변호사는 동기"라며 "그런 상황이라고 한다면 과연 실무진 단위에서 장관과의 동기를 제대로 검증할 엄두를 낼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사 추천 구조에 있어서 검사 출신을 선호하다보니 이들에 대한 냉엄하고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 없는 시스템이다. 이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