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기현 'KTX 부동산 의혹' 진상조사단 설치 vs 金 "이재명 방탄 '묘안'인가"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권력형 토착비리 의혹이라고 규정하며 당내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의혹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기현 후보는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에게 낙점된 국민의힘 당대표 예정자"라며 "김기현 후보에게 따라붙은 권력형 토착비리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여당 대표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수석대변인은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은 KTX 노선 변경과 관련한 외압, 공천권과 역세권 거래, 투기성 매입, 울산시 자문변호사의 지위를 이용한 매입 등 네 가지 의혹"이라고 짚었다.

이어 "2007년 8월 착수보고 때는 노선 검토대상이 아니었던 김기현 후보의 땅이 11월 30일 중간보고 때는 기본노선으로 변경되어 이후 최종 확정됐다"며 "김기현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산자위 간사, 18대 국회에서 국토위 간사 겸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만큼 노선변경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노선 변경의 대가로 울산시장이었던 박맹우 시장에게 김기현 의원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을 물려줬다는 의혹도 있다"며 "김기현 측은 '은퇴 후 목축업을 위해 매입했다'고 해명하지만, 실제로는 보상금 인상에 유리한 과수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매입 과정도 석연치 않다"며 "매입 보름 전에 김기현 변호사의 사무장이 선매입하고 명의를 변경하는 것은 일상적이지 않다. 2008년 총선시 '변호사 변론해주고 대물로 받았다'는 주장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의원에게 쏟아지는 의혹은 1,800배의 부당 이익을 거둔 '권력형 토착비리' 의혹이자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고 있는 국민께 크나큰 상실감을 준다"며 "민주당은 김기현 후보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김기현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당권 경쟁 주자인 황교안 후보는 지난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울산 KTX 노선 변경을 통한 땅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15일의 방송토론회에서도 "김 후보 소유의 땅을 지나가도록 노선을 휘어지게 변경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3800만 원 주고 산 땅에 엄청난 시세 차익이 생겼다는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 金 "'이재명 방탄'의 묘안이 '김기현 저격'?…이미 끝난 진상조사 결과 공개해라"

반면 김기현 후보 측은 민주당의 진상조사단 구성에 대해 "재탕, 삼탕 진상조사 하지 말고, 이미 끝난 진상조사 결과부터 공개하라"고 즉각 반박했다.

김 후보의 선대위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울산 부동산 의혹 진상조사단'을 꾸려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재명 방탄'의 묘안으로 떠올린 것이 '김기현 저격'인 듯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2021년,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 등 부동산투기 비난 여론이 커지자 맞불작전으로 '김기현 토착·토건비리 진상규명 TF(단장 송기헌)'를 구성하고 진상조사에 나선 적이 있다"며 "동시에 민주당이 장악했던 울산시의회에서도 특위를 만들고 행정사무조사를 강행하면서까지 의혹을 검증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진상조사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 진상조사를 할 것이 아니라 그때 조사한 내용과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진상을 밝히는 지름길"이라며 "진상조사를 했지만 아무런 의혹이 없어 덮은 것인지, 역량 부족으로 검증을 하지 못한 것인지는 묻지 않겠다. 다만 '생떼탕' '청담동 심야회식' 진상조사에서 보듯 민주당의 진상조사는 한결같이 거짓 의혹을 확산시켰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재탕, 삼탕 진상규명으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민주당은 남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행위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