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이상민 탄핵, 尹 심각하게 받아들여야…왜 실패한 박근혜의 길로 가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0일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서 "의회주의 포기" "헌법을 무시한 헌정 파괴이자 대선 불복 행위"라고 비판한 데 대해 "이상민 장관을 탄핵한 것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대통령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왜 실패한 박근혜의 길로 윤석열 대통령이 가느냐"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세월호의 경험이 있지 않나. 세월호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시작되는 단초가 된 것이다.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그 부담을 국민이 고스란히 지었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원장은 "어떻게 대선 불복인가"라며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그 권한이 행안부 장관한테 위임된 건데 이런 큰 참사에도 대통령이 행안부 장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방기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것"이라며 강조했다.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뇌물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해선 "국민의 상식으로는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는 600만원 장학금 받고 유죄가 되고,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은 50억 퇴직금 받고도 무죄라고 하면 누가 억울해서 살겠나. 이렇게 선택적으로 공권력이 적용된다면 이 나라가 진짜 대통령님이 말씀하시는 법치국가인가"라며 "윤석열 정권에 대한 엄청난 공격이 쏟아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50억 클럽' 수사의 향방에 대해선 "'50억 클럽' 수사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며 "검찰은 처벌 가치가 없는 것은 조사를 하지 않는다. 50억 무죄인데 왜 그걸 조사를 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으로 가느냐, 안 가느냐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재명 특검, 김건희 특검, '쌍특검'으로 보내자. 처음부터 주장했다. 그런데 국민의힘에서 죽어도 김건희 특검 못 받겠다 하니까 이재명 대표가 좋다, 그럼 김건희 특검 하지 말고 이재명 특검 해라. 안 하지 않나. 그런데 만약 오늘 판결문에 나온다고 하면 특검으로 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앞서 당무 개입 논란에 '대통령은 당비 300만원을 내는 당원'이라고 밝힌 데 대해 "대통령이 한 달에 300만원, 1년에 3600만원 당비 내니까 '내가 당연히 당무 얘기할 수 있다' 이런 논리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제일 많이 내는 삼성그룹의 이재용 회장은 대통령한테 모든 문제를 다 얘기할 수 있나. 돈만 내면 얘기 다 할 수 있나. 이걸 마치 정당을 어떤 주식회사로 보는 것이다. 내가 대주주니까 내가 말할 수 있다? 이건 논리가 안 맞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권리당원이지만 대통령 내외분의 간섭, 그리고 윤핵관의 횡포를 정치권에서 권리당원들이 심판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이 심판한다"고 경고했다.

친이준석계 천하람 당대표 후보에 대해선 돌풍을 예상한다면서 '김기현-천하람'으로 결선투표에 올라간다면 '안철수-천하람' 두 사람이 경선에 올라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 전 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는 절대적인 영향력이 있다. 새삼스럽게 참 대단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시켜주고, 토사구팽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탈당을 하는 것도 아니고 딱 절제하면서 인내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청년 당원들을 계속 국민의힘에 수혈시켜서 그 파워가 있다. 지금도 하는 거 보면 대단히 잘한다.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