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총경인사 맹비난 "엉터리 인사...경찰 '프라이드' 짓밟아"

류삼영 총경(전 울산 중부경찰서장)이 이번 경찰 총경급 전보인사를 두고 '엉터리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류 총경은 8일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번 경찰 인사발령은 지난 전국경찰서장회의에 참석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했던 총경 전원을 향한 보복인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류 총경은 "당시 서장회의에 참석했던 총경 인원은 54명이었다"며 "그중 징계를 받거나, 퇴직을 준비하거나, 교육 간 사람 등 공식 인사발령을 낼 수 없는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40여 명 모두에게 무리한 인사를 했다"고 했다.

'무리한 인사라는 게 예를 들면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총경급 계급은 경험·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인사발령을 낸다"며 "이번 인사에는 총경 임명조차 되지 않은 사람이 상위 직위를 받고, 서장 경험이 있는 사람이 그 휘하에 있는 경우도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약 35년간 경찰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인사는 처음 겪었다"며 "이번 인사발령을 접한 총경들은 충격을 받아 트라우마가 온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은 계급을 항상 어깨에 표시하고 다니는 만큼 이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고 있는 조직이다"라며 "이번 인사발령은 이러한 프라이드를 짓밟는 인사다"라고 날을 세웠다.

류 총경은 "총경 이상의 인사는 경찰청장 전권인데,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번 인사 발령을 했다고 보기엔 너무 유례 없는 상황"이라며 "윤 청장도 30년 이상 경찰 생활을 한 만큼 이런 종류의 인사를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윤 청장이 본인이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은 했지만 법적인 부분 등을 고려했을 때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조직 바깥에 있는 누군가의 힘이 작용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보복성 좌천 인사' 논란을 두고 "세평과 같은 대·내외 다양한 평가를 오랜 기간 걸쳐서 종합 고려해 심사숙고하여 내놓은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날 윤 청장의 설명이 있은 몇 시간 후 류 총경은 경찰기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총경 인사는 보복 인사이자 경찰 길들이기"라고 비난했다. 그는 '세평과 같은 대·내외 다양한 평가를 오랜기간 걸쳐서 종합 고려해 심사숙고해 내놓은 인사'라는 윤 청장의 설명에 대해 "지나가던 소가 웃을 말이다. 어떻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냐"고 비판했다.

이날 류 총경은 추가 징계 가능성에 대해 "각오하고 나왔다. 제가 받는 불이익보다는 잘못된 걸 지적해 조직이 발전하고 국민들이 안전하게 된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날 기자회견을 한 류 총경에 대해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