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기현 얼굴로는 수도권 총선 힘들 것

"울산 문수산만 오르던 분이 어떻게 수도권 공략할 수 있나?"

결선 투표 가면… 안철수·천하람에게도 가능성 열려

당 장악력 높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원하는 당대표 못 만들어 

'윤핵관'이 멸칭이 된 탓은 스스로 못했기 때문

이 전 대표는 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냉정하게 얘기할 때 단기간에 새우가 고래가 되기는 쉽지 않다"며 김기현 후보의 낮은 인지도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새우를 너무 급격하게 살을 찌우면 그냥 살찐 새우가 될 뿐 고래가 되지 않는다"는 비유를 들어 "당원들이 굉장히 정치 고관여층인데도 인지도 개념이 존재한다. 보통 인지도가 없는 사람이 선거에 나가면 유권자들이 '후 아 유?(너 누구냐?)'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김기현 후보가 당 대표가 된 것처럼, 마치 '어대현'(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처럼 행동했는데, 그 직후에 터진 게 '남진, 김연경 꽃 사건'이라며, "원래 김기현 후보를 모르던 사람들이 '꽃' 사건으로 김기현을 알게 됐다. 그건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일화를 예시로 들며 김 전 지사가 소방관과 통화하면서 '도지사입니다'라고 했던 사건을 소환했다.

이 전 대표는 "결국 김문수라는 사람의 수많은 훌륭한 행적이나 과거가 '소방관 전화' 사건으로 다 묻혀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의 경우는 지난 10년 세월 동안 궤적을 다 봤기 때문에 종합 평가가 가능한 인물이지만, 김기현 후보는 일부 (당원들)한테는 그냥 꽃 주고 사진 찍은 아저씨가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 자신이 당 대표 선거에 나와 나경원, 주호영과 경쟁할 때 주호영 대표 쪽에서 '0선의 국회 경영 경험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당 대표를 할 수 있겠느냐'는 식의 공격이 있었고, 자신이 세게 받아쳤던 기억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전 대표는 주호영 후보를 향해 "평생 팔공산만 올랐던 분이 어떻게 수도권 선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받아쳤다며 "김기현 후보 역시 '울산 문수산만 오르던 분이 어떻게 수도권을 공략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답하기가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짚었다.

진행자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실에서 미는 것처럼 보이는 김기현 후보를 미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생각하는 당원들도 많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보수 정치인들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가식적인 말"이라며 "그것은 그냥 추임새이고, (국회의원들은) 내가 총선 나가고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을 (당 대표로) 뽑게 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예를 들어 당장 용산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김기현 후보가 지원 유세를 나가면 용산구 주민들이 알아보겠느냐"며 "그런 리스크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행자가 '집권 1년차도 안 된 윤석열 대통령의 강력한 힘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안철수 또는 천하람 후보가 현실적으로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질문하자, 이 전 대표는 "결선 투표가 오히려 그 가능성을 극적으로 더 높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의 의도와 달리 극적 가능성을 높여준 것"이라며 "결선 투표에 진출하면 그 다음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총선이 가까워지는 시기에도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보다 낮아지면 당원들이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며 "계속 대통령님을 바라보고 가도 되나?, 아니면 새로운 영웅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당원들에 대한 장악력이 역대 최고인 대통령이었다며 그런 박 전 대통령도 자신이 원하는 당대표를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천하람 후보가 최근 간신배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전 대표도 간신배들 때문에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망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실에서 윤핵관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데, 대통령실에서 용산의 지지율이 어떤 정치 모략가가 어떻게 해서 떨어뜨렸다는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우리는 일을 너무 잘하고 있는데, 이준석이 윤핵관 같은 용어를 만들어서 우리가 힘들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면 현실 인실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윤핵관이라는 단어만 없애면 잘 될거야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사실 윤핵관은 예전에 김기현 의원이 경기도지사 선거에 가서 김은혜 후보 지원하면서 '진짜 윤핵관 김은혜입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윤핵관이라는 단어가 멸칭이 된 것은 윤핵관이랑 대통령이 잘 못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멸칭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나경원 대표와 김기현 대표의 만남 이후 '김나연대'가 성사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나 대표를 몰아낸 방책 중 연판장이 있었는데, 그 상처는 극복이 안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연판장에 들어간 이름 중 배현진, 정희용 의원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고 말하면서 김장연대에 대해 우회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특히 "정희용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고, 배현진 의원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여성 정치인들 간에서 선후배 관계로 있던 사람"이라며 "일부러 그런 사람들을 골라서 연판장을 짜지 않았을까"라고 분석하면서 "나 전 의원이 상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