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실 선거 개입' 비판… 일정 잠정 중단

대통령실 선거개입, 정당민주주의 훼손 

'당 비대위'와 '선관위'에 클린선거, 공정선거 요청

6일 모든 일정 잠정 중단

안 후보는 5일 늦은 밤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당 비대위와 선관위는 더 이상 소모적인 윤심논쟁이 계속되지 않도록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라는 익명'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해 윤심이 있다 없다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특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개입이라는 정당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안 후보는 또 "선관위는 모든 후보의 선거 캠프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의문을 가지고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일이 없도록 '공정선거, 클린선거 협약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규 제34조(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를 제시하면서 "현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은 당규 제34조에 의거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표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도 이 조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선관위는 위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에 대해서는 당 윤리위에 제소하는 등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안 후보는 6일 예정됐던 일정을 취소하면서 대통령실을 비롯한 소위 윤핵관들과 갈등 상황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안 후보 캠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예정되어 있었던 독거노인 무료 배식 봉사와 KBS1 '사사건건' 대담 출연은 차후 일정으로 순연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후보의 일부 일정 순연은 상황점검 및 정국구상을 위해 조정되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실과 안 후보의 갈등 상황에 대해 5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안 후보 측의 '윤안연대' 발언과 관련해 "국정 수행에 매진 중인 대통령을 후보 자신과 동일에 세워놓고 캠페인에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을 안철수 후보 또한 잘 알 것"이라며 "앞으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직무정지와 나경원,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에 이어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의원을 중심으로 '안철수' 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공세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흐름의 뒷 배경에 '윤심'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앞으로 윤핵관이란 표현을 쓰지 않겠다며 더 이상의 확전을 경계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당권 도전에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려는 의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안 후보는 '윤핵관 표현과 관련해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라는 표현은 그런 의도가 없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어감이 있어서 저도 그런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수습했다.

또 진행자가 "이진복 정무수석이 '안윤연대'라는 표현이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하면서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급이냐는 이야기를 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통령 후보 시절,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 때, 그리고 인수위원장 때 쓰던 말"이라며 "제 의도는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정말 충실하게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이었다. 그걸 나쁜 표현으로 생각한다면 그 표현도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는 이날 일정을 잠정 취소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친윤, 비윤세력 간 갈등이 더욱 격화되면서 내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