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에 무역적자 역대 최대… "중국과의 관계가 문제"

박정호 교수 "대중국 무역수지 몇 달째 내리막길.. 이례적"

"반도체 팔기 위해서는 결국 중국과 가까워야 하는 구조적인 딜레마"

"중동 이미 중국 손아귀 안이지만, 그럼에도 관심은 가져야"

"하루빨리 물가 잡혀야 정부도 경제 부양 가능"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지난 1일 방연된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무역적자' 역대 최대 충격.. "빨간불 제대로 켜진 것.. 앞으로가 더 문제"'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박 교수는 "수출입 통계가 작성된 게 1956인데, 1956년 이래 최대 무역적자 폭"이라며, "인플레이션 시기임에도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고 물량도 줄었다는 것은 경제에 제대로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반토막 난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주장에 동의했다.

박 교수는 "대중국 무역수지가 지속적으로 몇 달째 계속 내리막길인 것도 이례적이다. 만약 불가피하게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될 상황이라면 대체 수출 지역으로 수출을 해야 하는데 우리가 포석을 잡았던 아세안 수출(19.8%)도 급락했다"고 말했다.

진행을 맡은 신장식 변호사가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1월 무역적자가 크게 나온 이유로 겨울철 에너지 수입 증가와 중국 경제 침체를 언급했다. 현재 중국 경제가 좋아지고 에너지 가격도 하향안정화되는 추세인데 그렇다면 경제가 좋아지는 것이냐"라고 묻자, 박 교수는 "단정하기는 이르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교수는 "에너지 수입 금액이 2013년도부터 지난해까지 거의 10년 치가 100억 달러 수준인데 이번에 150억 달러가 넘어 에너지 급등 때문인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경제가 올 상반기부터 좋아질 거라 장담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 교수는 "현재 중국이 예전처럼 한국과 밸류체인으로 엮이고 싶어하지 않는데, 미국 또한 중국과 엮이지 말라고 하는 상황이라 '반도체의 딜레마'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반도체 만드는데 필요한 장비의 미국과 일본 의존도가 50%가 넘는다. 그런데 이걸 만들어서 대부분 중국에 판매하는데 그 비중이 60%다"라며, "반도체를 만드려면 미국, 일본과 가까워야 하고 또 팔기 위해서는 중국과 가까워야 하는 구조적인 딜레마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조적으로 틈새에 끼인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출에서도 우리가 꼭 우호적인 대외 환경이 조성된다라고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장식 변호사가 "중동 특수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김 교수는 "이 또한 중국이 문제"라고 답변했다.

김 교수는 "현재 석유를 위안화로 결제 해준다는 얘기가 나올만큼 중국과 중동의 관계가 돈독하다. 중국도 내수가 좋지 않아 활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동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을 관심에 둬야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그나마 경기가 좋은 대륙은 중동이다. 중동은 탈석유 기조 속에서 차후 먹거리를 찾다보니 대규모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교수는 현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경제 변수로는 물가를 언급했다.

그는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마중물 역할을 해줬던 것이 정부의 지출이다. SOC사업처럼 내수진작을 위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이것을 못하는 이유가 물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반기라도 경기를 빨리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상반기에 물가가 잡혔다는 통계적인 증거가 나와야 정부에서도 돈을 풀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