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자 10명 중 3~4명, 2년 내 해지…보험사, 고객관리정책 수립 필요”

보험상품 가입자 10명 중 3~4명은 보험계약 체결 후 2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회사는 보험계약 유지율이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 평판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고객관리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1일 ‘보험계약 유지율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보험산업의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개선되는 추세이나 보험상품 가입자 10명 중 3~4명은 보험계약 체결 후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개인생명보험과 장기손해보험의 25회차 유지율은 각각 7.5%포인트(p), 18.2%p 개선됐다. 개인생명보험의 13회차, 25회차 유지율은 2021년 기준 각각 83.9%, 67.1%이다. 장기손해보험의 13회차, 25회차 유지율은 2021년 기준 각각 86.3%, 68.3%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보험계약 유지율에는 보험계약자의 경제적 요인과 산업 내부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침체기에는 소비자들의 보험료 납입 여력이 줄어듦에 따라 보험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져 보험 해지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향후 경기침체로 가계의 경제여건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경기변화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중·하위소득계층을 중심으로 보험해지가 늘어나면서 보험계약 유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 민원이 높은 상품과 보험제도 변경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상품의 경우 장기유지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전속설계사와 GA채널의 경우 13회차 유지율과 25회차 유지율 간 격차가 타 판매채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데 이는 판매수당 환수시점 경과에 따른 해지유인 증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가계 경제여건 악화 전망, 주거래 금융기관 충성도 약화, 온라인플랫폼의 금융상품 중개업 시범운영 예정 등을 고려해 볼 때 향후 보험계약 유지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시장 포화와 경쟁심화로 신계약 창출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가운데 보험시장이 공급자에서 소비자 중심 시장 환경으로 변화함에 따라 보험회사의 유지율 관리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의 보험상품 가입의향 감소, 저혼인·저출생으로 인한 잠재고객 감소, 보험시장 경쟁 증가 등으로 보험회사의 신규고객 창출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특히 금융기관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빅테크기업의 금융업 진출 확산 시 편리성이나 고객서비스가 강조되는 금융서비스 제공기관으로의 이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회사는 유지율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 평판 등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고객관리정책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보험상품 구매 과정에서 겪는 문제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고객이탈 방지를 위해 금융감독당국 차원의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