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정보효율성 긍정적...상장사 이익정보 반영 촉진"
"ETF 편입종목 수익률 동조화...분산투자 효과 반감"
"주식형 공모펀드 중 55%...일반펀드와 동반 성장 필요"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TF 시장의 확대는 포트폴리오 단위의 정보 효율성에 있어 긍정적이나, 개별종목 단위의 가격 효율성 및 변동성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 30일 발표한 'ETF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2002년 10월 국내 ETF가 처음 상장된 이후 2021년말 순자산 규모는 약 74조원으로, 연평균 3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식형 공모펀드 중 ETF 비중은 54.9%로 ETF 외 일반 공모펀드보다 크다.
ETF는 저렴한 비용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고 편의성과 접근성이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지나친 지수화에 따른 가격왜곡, 투자자금의 빈번한 유출입에 따른 기초자산의 가격변동 심화 등 부작용도 있다.
자본연 분석 결과, ETF는 정보 효율성 측면에서 상장기업 이익정보의 반영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TF 보유비중이 클수록 수익률과 이익지표 변화의 관계가 강화되고 이익공시 후 주가지연반응(PEAD)이 감소한다.
◆…가격 효율성 관점에서 시차 종속성이 0에서 벗어날수록 효율성이 약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반면 포트폴리오 단위의 거래활동이 늘어나고 단기 투자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개별종목의 가격 효율성이 저하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ETF 편입종목의 수익률 동조화를 들 수 있다.
ETF 보유자산이 늘어날수록 편입종목 간 수익률 동조성이 강화되며, 개별종목 단위에서 ETF 보유비중이 클수록 시장 수익률과의 동조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주식 수익률의 동조화는 가격 효율성 및 분산투자 효과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ETF와 연계된 차익거래 등 단기 거래의 영향이 증가한다면 주식시장 내 단기 가격 반전이 심화하고, 펀더멘탈과 무관한 ETF의 가격 충격이 주식 가격에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TF 보유비중이 클수록 개별주식의 수익률 시차 종속성이 감소하고 시장과 연계된 수익률 변동성이 증가하는 체계적 위험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ETF의 설정과 환매가 장 종료 후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장 종료 전 차익거래 수요가 주가에 비체계적인 충격을 유발하고, 이는 다음날 수익률의 반전을 일으키면서 결과적으로 시차 종속성이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처럼 개별종목 단위의 가격 효율성 및 변동성 관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는 건 정보거래뿐만 아니라 잦은 차익거래 및 단기 수급 등 펀더멘탈과 무관한 거래도 많기 때문"이라며 "특히 기초자산에서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경우 투자자의 효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TF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따른 부작용도 숙제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ETF 시장은 글로벌 대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며 "무엇보다 ETF 외 일반 공모펀드 시장은 정체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TF가 공모펀드 시장과 동반 성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그는 "펀드 생태계 구축과 기초자산 시장과의 공존을 달성하기 위해 액티브 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ET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시장의 확대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