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기자회견서... "물가 확신 있기 전 금리인하 논의 없을 것"
이날 금통위 회의에선 위원 6명 중 2명은 '동결 바람직' 의견 내기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배경을 설명한 자리에서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교한 통화정책을 펼칠 때가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금년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1.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목표수준을 상당기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물가안정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있다고 금통위원들은 판단했다"고 금리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 금통위원들 간에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이 총재 설명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중 주상영, 신성환 두 명의 위원은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이어 "3명의 금통위원들은 3.5% 수준에서 당분간, 즉 3개월 정도 지켜보는게 바람직하다고 보았고 다른 3명의 금통위원들은 3.75% 수준이 상황에 따라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의견을 냈다"고 했다.
이번 금리인상을 마지막으로 다음달부터 금리동결이 이루어지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총재는 "현 수준에서 예상되는 물가, 성장흐름, 금융외환시장 수준을 전제로 한 의견이지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책 약속은 아니다"며 "금통위의 최종금리 견해는 전제조건이 바뀌면 변화될 수 있다. 동결해석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여전히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는 1, 2월을 지나면 5% 미만으로 떨어지고 연중 3.5%, 연말 3%대로 전망된다"면서도 "다만 기본적으로 물가가 중단기적으로 수렴해 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지는 금리인하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물가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면 미 연준보다 먼저 금리인하를 결정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국내 상황 보면서 금리를 결정할 여건은 마련됐다"면서 "다만 미국이 금리인상을 계속할 경우 한미 간 금리 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1.7%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에 대해선 "지난해 11월에 큰 변화가 있었다. 중국이 '제로코비드' 정책을 점진적으로 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갑자기 완화했다. 이에 환자가 급증하면서 단기적으로 더 악화됐다.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며 "국내 소비 감소 역시 예상보다 컸다. 다만 1월 숫자는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노동시장 지표가 예상보다 견고하고 유럽 날씨가 좋아서 해외 기관들은 세계 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고, 중국도 1분기 경제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수출 부진, 국제 경제 둔화를 고려할때 상반기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지만 주요국 경기침체 가능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부동산시장이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경우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가능성에 있느냐는 질문엔 "부동산은 원칙적으로 재정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면서 "한은은 특정계층을 중심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역할을 하겠다. 금리를 갖고 정책대응을 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규제를 풀었다고 가계대출, 부동산대출이 대규모로 일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예전과 다르게 정부와 거시 건정성 정책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들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많이 없앤 점은 과도한 규제와 세제를 통해 부동산가격을 잡으려던 부분을 해소한 것라는 점을 언급하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