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험연구원 제공
금융위는 ‘보험분야 규제 개선 방안’의 하나로 연금보험의 중도환급률 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금융위는 “중도 해지자에게 돌아가는 환급금을 낮추는 대신(저해지형 구조) 그 재원으로 장기유지자의 연금수령액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일본의 톤틴형 연금보험을 예로 들었다.
톤틴형 연금보험은 가입자의 사망 또는 계약 해지 시 일반 연금보험에 비해 사망보험금이나 해지환급금을 적게 지급하는 대신 계약 유지자의 연금수령액을 증액하는 연금보험이다. 일본에서는 2016년 일본생명이 톤틴연금을 처음으로 개발·판매했으며 이후 제일생명, 간포생명, 태양생명 등이 유사한 상품을 출시했다.
연금보험은 연금 가입자가 충분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하지만 저축성보험으로 규제를 받기 때문에 저금리 환경에서는 충분한 연금 지급이 가능하지 않았다. 연금보험은 연금수령을 목적으로 하므로 해지환급금보다 연금액을 우선시해 상품을 설계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이번 금융위의 규제 개선 발표는 이를 반영한 것이다.
국내에서 톤틴형 연금보험을 개발할 수 있는 근거는 이미 마련돼 있다. 2011년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으로 일부 보험상품에 최적해지율 적용이 가능해졌으며 2016년에는 생존연금에도 최적해지율 적용이 가능하도록 감독규정이 개정됐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보험모집인의 연금보험 판매에 대한 무관심과 민원리스크, 해지리스크 때문에 톤틴형 연금보험을 판매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번 규제 개선으로 연금보험 상품 개발과 판매의 문제점을 상당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보험사의 상품 개발 자율성을 확대함으로써 연금보험 상품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보험사는 해지율 적용에 따른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므로 상품 개발 및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해야 하며 감독당국도 새로운 형태의 연금보험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 김규동 연구위원은 “해지율을 너무 높게 적용하여 상품을 설계할 경우 보험회사는 해지차손을 입게 되므로 신중하고 보수적인 해지율 적용이 필요하다”며 “보험모집인이 톤틴형 연금보험의 상품구조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하더라도 민원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있으므로 이미 톤틴형 연금보험을 판매 중인 일본의 사례를 조사하여 대비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회사의 판매 경쟁이 발생하여 사업비가 과다하게 집행되거나 해지율을 너무 높게 적용하면 보험시장에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감독당국은 새로운 상품이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유의하여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