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참사 당일 음주 시인하며 "주말 저녁 술 마실 수 있지 않나"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음주를 했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를 할 수 있다. 그런 것까지 밝혀드려야 하나"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윤 청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참사 당일 음주를 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질문에 "음주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청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해 10월 29일, 지인들과 월악산을 등산한 후 인근 캠핑장 숙소에서 취침했다. 이후 참사가 발생한 지 45분이 지난 시점인데도 그가 취침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음주 후 취해서 자느라 참사를 알지 못했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청장은 참사 발생 이튿날인 30일 0시 14분에야 상황담당관의 전화를 받고서 참사를 처음으로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청장은 이날 자신의 음주와 관련해 잘못이 없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그는 자신의 음주에 대해 묻는 조 의원에게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를 할 수 있다. 그런 것까지 밝혀드려야 하나"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윤 청장은 또 참사 당일 관외로 출타한 사실을 경찰 내부 시스템에 별도로 입력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인정했다. 그는 이에 대해 "경찰청장의 관할은 서울이 아니라 전국이고, 참사 당일이 토요일 휴일이었기 때문에 관외 출타 사실을 시스템에 입력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조 의원이 "청장이 지방에 내려가면 비서실이나 상황 계통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윤 청장은 "당시 주말이었고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참사를 계기로 주말을 포함해 사생활에 대해 재정립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자리에서 물러날 용의가 없느냐'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조 의원의 말에는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