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확진자 급증, 새 변이 유입 가능성 높아…XBB.1.5 백신 회피 가능성"

중국에서 입국한 여행객 등 단기체류 외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4일 기준 양성률이 26%에 달하는 가운데 새 변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국가감염병 위기대응자문위원인 정재훈 교수는 "지금의 중국 유행 상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전체 (중국발) 여행객 중에서 거의 20% 이상이 확진이 되는 상황"이라며 "국내에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인 정 교수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고 그 변이가 매우 큰 폭으로 이루어졌을 경우에는 국내 방역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검역을 강화하는 것인데, 문제는 중국에서 지금 어느 정도의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고 있고 얼마만큼의 염기서열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투명한 정보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가 국가간 검역에 있어서 여러 가지 제도들을 철폐해 오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역량들이 많이 모자라다"며 "(격리공간 확보 등) 이런 것들이 확충될 때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유입을 완전히 막거나 새로운 변이가 국내에 전파되는 것을 거의 방지한다는 정도로 (검역 목표를) 이해하고 계실 텐데 그런 목표는 타당하지 않다"고 짚었다.

정 교수는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면 타국으로 퍼질 가능성이 높고 결국 우리나라에 유입이 될 것"이라며 "지금 검역정책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변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새로운 변이 정보를 빠르게 획득해서 국내 방역정책에 반영한다 정도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홍콩과 마카오 등 중국 인접지역에서의 입국자들의 경우 입국 직후 코로나 검사 제외 이유에 대해 "인천공항에서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진단검사 역량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홍콩과 마카오는 중국 본토보다 정보가 조금 더 투명하게 공개될 가능성이 높고, 우리나라도 준비할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음성확인서 제출만 의무화되어 있는데 추가 조치에 대해 계속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고 답했다.

미국발 XBB.1.5 변이에 대해서 "지금 2가 백신접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2가 백신에 대한 효과를 회피할 가능성이 XBB.1.5는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감염예방 효과를 또 한 번 기대하기가 조금 어려워진 상황이다. 백신은 중증이나 사망예방 효과에 조금 더 기대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의 3차 접종이나 4차 접종처럼 단기적인 감염예방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금 우려가 나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XBB.1.5의 국내 입국자 검출 여부에 대해 "국내에서도 관심 가지고 있던 변이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정보는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때까지 지켜왔던 방역정책 원칙을 흔들리게 할 정도의 변이는 아니다"고 답했다.

1월 말 실내마스크 해제 가능성과 관련해 "실내마스크 착용의무 해제는 일상회복을 위한 여러 전제조건이 만족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새 변이가 등장하고 그 변이의 폭이 크면 그 원칙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나라의 의료대응 역량이 충분하고 국민 전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면역수준이 높기 때문에 제시했던 로드맵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그래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지난 2일부터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게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의무화했다. 또 중국발 항공편의 증편을 중단하고 지방 공항 3곳에서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중단해 인천공항으로 단일화했다. 중국에서 선박편으로 입국하는 이들도 모두 PCR 검사 대상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전날 중국발 인천국제공항 입국자는 총 1137명이다. 이들 입국자 중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은 281명으로, 그중 7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은 26.0%로 4명 중 1명이 확진자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