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특수관계인 거래 시 수시공시 의무화해야"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감독원·한국회계기준원·한국공인회계사회 공동 주최로 가상자산 회계처리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가상자산 회계·감사·감독 이슈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가상자산 국내 현황 및 주석공시 모범사례 주요 내용(금융감독원) ▲가상자산 관련 회계 이슈(회계기준원) ▲가상자산 관련 감사 이슈 및 감사 가이드라인안(한국공인회계사회) 등 3건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주제발표 이후 학계·발행사·거래소 등 전문가들의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노희천 숭실대학교 교수는 "주석공시 논의와 더불어 특수관계인 거래를 수시공시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가상자산 신뢰성 확보를 위해 회계기준·감사·주석공시 기준 미이행 시 계도 및 처벌하는 등의 사후관리 방안 마련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특금법 시행령 제10조20 제 5호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는 본인 또는 본인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알선하거나 대행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하고 있으나 특수관계인 거래 시 수시공시를 의무화하여 내부통제 수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상무는 "가상자산의 탈중앙화 특성상 회사 소유인지 혹은 누구의 소유도 아닌 생태계 소유인지를 회계 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본사 입장에서 별도 재무제표 작성 시에는 가상자산 보유자인데 연결 재무제표 작성할 때는 가상자산 발행자로 작성해야 하는 점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컴투스홀딩스는 게임을 포함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에 특화된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런칭해 가상자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해당 메인넷 생태계 내 거래의 매개가 되는 유틸리티 토큰 'XPLA'를 연결실체 내 종속기업인 MetaMagnet Limited를 통해 발행한 바 있다.

김남훈 두나무 감사는 "업비트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취득한 가상자산을 재고 혹은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가상자산을 자산과 부채로 계상할 경우 실제 자산 부채보다 큰 규모가 되어 총자산을 기준으로 한 규제가 적용될 수 있고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총 자산 규모의 급격한 변동으로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IFRS(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는 암호자산 보유자가 통상적인 영업과정에서 판매를 위해 보유하거나 단기간 내에 매도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취득한 경우 재고자산으로 분류하며 이외에는 무형자산으로 하고 있다. 해석위는 다른 당사자와의 계약관계에 의해 발행하지 않아 암호자산 보유자가 발행자에 행사할 수 있는 청구권(claim)이 없는 암호자산(Cryptocurrency)에 한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결정 당시 IFRS 해석위 위원으로 참여했던 한종수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가상자산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은 아니었고 회계기준상 가상자산을 어떻게 분류할 수 있는가를 본 것"이라며 "이러한 분류가 가상자산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는가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주석공시에 대한 논의 중 가상자산 시장가치 산정방식이 국내외 거래소들의 평균 시세가 아닌 특정 거래소의 시세만 반영할 경우 상장업체의 목적에 따라 거래소를 선택할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김경률 금융감독원 팀장은 "가상자산이 상장된 거래소 전체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고 공시 방식도 일관되게 할 필요가 있다"며 "활성화된 시장으로서 의미가 있다면 회사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 주석공시 필요사항 중 하나로 제시한 시장가치는 가상자산 보유수량에 특정 가상자산거래소에 고시된 해당 암호자산의 당기말 금액을 곱하여 산출한다. 그리고 상장 업체가 여러 거래소 중 해당 거래소의 시세를 적용하는 이유를 기재하게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