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2023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2022년중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 대응에 초점을 두고 빠른 속도로 정책금리를 인상(+4.25%p)했으며 6월부터는 양적긴축(QT)를 시작했다.
한은 운용전략팀 김주영 과장, 김세용 조사역은 “연준은 2023년 상반기 중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0.75%p 이상)하여 최종정책금리를 5% 상회하는 수준으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 또는 3월 FOMC에서 정책금리 인상폭을 0.25%p로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후에는 인플레이션 정책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제약적인(restrictive)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들은 높은 임금상승률 및 경직적인 주거비 등으로 인플레이션 완화가 제한되는 경우 연준은 실질정책금리가 플러스에 안착할 때까지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방리스크가 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 인사가 그간 수차례 공언한 고금리 장기화 의지(higher for longer) 등에도 불구하고 2023년말 pivot(정책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QT의 경우 연준은 내년 중 현재의 B/S 축소 수준(국채 월 600억 달러, MBS 월 350억 달러)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 B/S는 국채를 중심으로 1조달러 축소(23년말 7조5000억달러)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물가상승세에 대응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현 2%인 ECB수신금리를 내년 상반기 중 3% 초중반대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추가 금리 인상은 중단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지지 않는 한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정부채1팀 최민섭 과장, 이송희 조사역은 “ECB는 내년 3월부터 QT를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내년 3월부터 6월까지 월평균 150억유로의 APP 만기도래분에 대한 재투자를 중단하고 이후 3분기부터는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QT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ECB는 올해 11월부터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해 장기저리대출(TLTRO) 적용금리를 인상된 정책금리와 연동시켜 대출의 조기상환을 유도하고 있다. 2023년 중 TLTRO 잔액의 상당 규모가 조기상환되면서 통화긴축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2022년말 기준 3.5%인 정책금리를 내년 상반기 중 4% 초중반까지 인상한 이후 연말까지 정책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전히 견조한 고용상황으로 인해 임금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에너지, 식료품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이 여타 재화 및 서비스로 파급되면서 물가상승률이 정책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함에 따라 긴축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 실질구매력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 통화긴축기조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증대 및 주택가격 하락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내년 상반기 중에는 금리인상이 중단되겠으나 인플레이션 지속성 등을 감안할 때 정책금리 인하는 2024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런던사무소 임준혁 과장은 “영란은행은 올해 11월에 개시한 국채매각(active QT) 등을 통해 국채 보유규모를 연간 800억 파운드 가량 축소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23년중 축소되는 규모가 22년(441억 파운드)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채매각 대상증권으로 중단기물 외에 그동안 유예되었던 장기물을 2023년부터 포함하는 등 양적긴축 정책이 본격화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민은행은 2022년중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대출(MLF) 금리를 0.20%p 인하하고 대출우대금리(LPR)는 1년물과 5년물을 각각 0.15%p 및 0.35%p 인하했다. 지준율도 0.25%p씩 두차례 인하함으로써 역사상 최저인 11%(대형은행 기준) 수준을 기록했다.
내년에도 인민은행은 경기회복 지원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경기의 빠른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진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 현재의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만일 리오프닝 이후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내년 상반기 중 MLF 금리, 대출우대금리(LPR) 및 지준율을 소폭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됐다.
한은 정부채2팀 박수연 과장은 “정책금리와 지준율이 이미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오프닝 이후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을 감안할 때 인민은행은 금리 및 지준율과 같은 가격정책보다는 구조적 통화정책 수단으로서 수량정책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융자총액의 경우 23년에는 부동산 부문의 회복 지연, 인프라 투자 증가세 둔화 등으로 22년보다 증가율이 소폭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올해 11월까지 완화정책 지속에 따른 국채 수익률곡선 왜곡, 엔화 약세 심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상황에서도 수익률곡선관리정책(YCC)를 유지하였으나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YCC 변동허용범위를 확대했다.
YCC 조정이 완화적 통화정책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는 일본은행의 입장과 달리 12월 YCC 조정을 시작으로 일본은행은 2023년 중 추가 정책조정을 통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점진적으로 철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중 수입물가 영향 감소 등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물가목표 달성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물가목표를 하회하더라도 장기간 YCC 정책 시행에 따른 수익률곡선 왜곡, 금융기관 부담 증가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추가적인 정책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2013년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의 근간이 되었던 정부와 중앙은행간 공동성명의 수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정치적 모멘텀도 변화 조짐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 정부채2팀 백서정 조사역은 “쿠로다 총재 퇴임(23.4.8일) 이후 YCC의 추가 조정, 마이너스 정책금리 폐기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 주요국 금리인상 조기 중단 등이 현실화될 경우 완화기조가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