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배터리 소재 중책 맡은 롯데3세 신유열 상무

롯데케미칼의 새로운 기초소재사업 상무로 19일 승진한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상무가 롯데그룹의 3세 경영 배턴을 이어받게 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상무는 롯데케미칼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수소와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배터리 기초소재 사업은 그룹의 미래가 달린 첨단산업이다.

신 상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7)의 1남 2녀 중 장남이다. 롯데그룹 창업자인 신격호 회장과 그 뒤를 이은 차남 신동빈 회장에 이어 3세 경영의 배턴을 이어 받을 수 있을지가 기초소재 사업의 명암에 달린 셈이다.

신 상무는 올 9월 베트남 롯데건설의 호치민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건설사업 현장에서 신동빈 회장을 수행하는 등 꾸준히 경영수업을 받아 왔다. 2020년 서울 롯데월드몰에서 진행됐던 신격호 회장 영결식 당시 그룹 임직원 1400여명 앞에서 신격호 회장 위패를 들기도 했다.

신격호 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회장 사이에 2여 년 간 벌어진 경영권 분쟁은 차남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결론이 났다. 3대 경영은 신 회장의 장남인 신 상무가 이어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신 상무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일본통으로 손꼽힌다. 게이오대학교 경영관련 학과를 졸업해 2008년 일본 노무라 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2013년에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했고 이후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상무보로 합류했다. 올 9월 롯데 노무라 교류회와 10월 잠실 롯데 제타플렉스를 방문하는 등 일본 지사와 국내에서 두루 활동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4대 부문인 유통·식품·석유화학·호텔 중 석유화학 계열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 18조원과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가 롯데그룹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가 넘는다.

지난 4월에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배터리소재·수소에너지·리사이클 등 그린(Green) 사업에 1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 매출 50조원 중 12조원을 그린 사업에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월에는 음극재 필수 소재인 동막을 생산하는 몸값 3조 기업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발표했다. 신 상무는 2023년 2월 완료 예정인 이 사업의 일정 부분을 맡을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이 이토추 상사와 스미토모 상사 등 주요 일본 상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온 만큼 이후 이 회사의 수소와 암모니아 사업 파트너십에도 신 상무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관계자는 신 상무가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근무하며 기초 소재 등 일본 판매망 다각화에도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는 신 상무의 이번 임무가 3세 경영을 위한 시험대로 보고 있다.

신 상무는 일본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어로 일상 대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