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30인 미만 사업장의 '주 8시간 연장근로' 종료"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범법자'로 만드는 정치가 필요한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경영혁신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오는 31일 종료를 앞둔 종사자 30인 미만 사업장 대상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의 연장을 호소하며 국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추가연장근로제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소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이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이 14일이다. 17일 이후면 30인 미만 사업장의 주 8시간 연장근로가 일몰(日沒)된다"며 "그럼 소기업과 소상공인 대부분 범법자가 되고 나는 더는 장관이 아닌 범법자들의 두목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경제에도 일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외화를 벌겠다는 사람들에게, 국가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직원들에게 급여 주고 함께 살아가겠다는 사람들에게 범법자가 됐다는 사실을 말하는 장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회에 강력하게 묻는다. 그 나라의 소기업인들과 소상공인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정치가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가, 모두가 주저앉은 대한민국에서 정치만이 살아남는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인가"라며 "아직 우리에겐 17일이 있다. 애민의 정신으로 어버이 같은 국회의 결단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회원들이 8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그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근로제 유효기간 연장 민·당·정 간담회'에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삼고(3高)에 고질적인 인력난까지 겪고 있는 소규모 중소기업은 (추가연장근로제 종료 시) 원청기업의 발주량 변동이나 계절적 요인 등 납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현 경제상황이 호전되고 노동규제 개편작업이 완료돼 근로시간의 유연성이 확보될 때까지만이라도 8시간 추가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일몰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 12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주 단위 연장근로를 월이나 연 단위로 한도를 정해 현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해 달라' ▲'최대 6개월인 탄력근로제나 선택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근로시간 적용 제외를 통해, 스타트업이나 기술기업이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며 "현장의 간절하고 간곡한 목소리인 만큼 국회와 정부 관계 부처는 힘을 합쳐 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회 환노위 여당 측 간사인 임이자 의원도 해당 간담회에서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은 무려 63만여 개고, 근로자는 600만여 명"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사가 당면한 민생문제를 외면하지 마시고 추가근로제 일몰 연장을 위해 신속한 근로기준법개정안의 법안소위 논의와 연내 통과를 간곡히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측 간사인 한무경 의원도 "지난 8월 고용노동부가 분석한 특별연장근로 인가현황 자료를 보면 주 52시간제가 실시된 이후 매년 특별연장근로 인가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9년 908건에서 2021년 6477건으로 약 7배가 급증했다"며 "문재인 정권에서 무리하게 도입한 주 52시간제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인력과 근로시간 운영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9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인 미만 제조업의 91%가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활용 중인데, 일몰 도래 시 이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는 회사가 75.5%에 달한다. 벤처기업의 89.1%는 30인 미만 기업"이라며 "추가연장근로제 일몰연장 법안심사에 반드시 민주당이 참석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산중위 간사로서 거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가연장근로제가 종료되면) '있는 일감도 못 받아 영업이익이 폭락한다'가 66%, '52시간 근로에 대한 대가만 받고는 생계유지가 안 돼 근로자가 이탈한다'가 64.2%"라며 민주당을 향해 "'일몰 폐지와 유예는 안 된다'는 강성 노조, 강성 운동권의 낡은 생각을 부디 버리고 30인 미만의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기업활동을 하고 근로자들이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고 원하는 만큼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