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좋은 정책에 '정치 색깔' 있을 수 없어…핵심 민생 정책 뒤로 되돌려"
고민정 "文케어, 소득 재분배 역할도…국민에 의료비 폭탄 던져"
장경태 "'전 국민 노예의 시대' 불러와…주 69시간 가능, 과로사 권고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세종시 세종시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정부가 이른바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폐기, 주 52시간 근무제 폐지 등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전임 정부 정책이라 해서 색깔 딱지를 붙여서 무조건 부정만 한다면 국정 성공은 불가능하고 그에 따른 고통은 우리 국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세종시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을 공식화한 것과 관련해 "영원한 것 같아도 결국 국민이 맡긴 권력은 잠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좋은 정책에는 정치적 색깔이 있을 수 없다. 국민의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하고 사회를 한 발짝이라도 전진시킬 수 있다면, 상대의 정책이라도 빌려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주 52시간 노동제와 문재인 케어 폐지를 사실상 공식화했는데, OECD 최장 수준의 노동시간 그리고 병원비 부담에 고통받는 국민의 짐을 덜기 위한 핵심 민생 정책을 뒤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문케어는 보장성 확대 정책으로 극소수 특권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수 국민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문케어로 환자 의료비 부담 완화의 규모가 9.2조, 그중 취약계층 부담 경감이 24%, 즉, 소득 재분배 역할도 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은 포퓰리즘 운운하며 아픈 국민들의 치료비를 뺏겠다고 한다. 각자도생하라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의료비 폭탄을 던진 것"이라며 "한국의 건보 보장성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데 역대 어느 정부도 보장성 강화를 하지 않겠다고 한 정부는 본 적이 없다. 아픈 국민들의 치료비는 깎고, 노동시간은 늘리고, 언론은 탄압하고 국민들의 죽음 앞에선 책임 회피하기에 급급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은 도대체 누구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윤 대통령이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노동시장 개혁 권고안을 토대로 정부 입장을 정리할 것을 주문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하고 나섰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안은 주52시간제를 업종·기업 특성에 맞게 유연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것으로, 근로시간 제도의 유연성, 탄력성을 높이고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 개편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민주주의뿐 아니라 국민의 삶마저도 30년 전으로 후퇴시키고 있다. '주 69시간제'로 '죽도록 일하는' 과거의 노동으로 퇴행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지향하는 '주 120시간 노동'에서 '주 69시간'으로 줄었으니 만족해야 하나"라며 "더욱이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말하며 '파견직종 확대',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노동자의 삶을 어디까지 악화시키려는 것인가. 노동개악을 노동개혁이라 이름 붙이는 것은 전형적인 양두구육이다. 대통령은 '미래'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에게 미래 없는 노동을 강요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주 52시간제 근로시간에 대한 미래노동시간연구회의 개편 권고안을 전폭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바야흐로 윤석열 정권이 불러온 전 국민 노예의 시대"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장 최고위원은 "2021년 대한민국은 OECD 주요국 중 미국, 일본, 영국 등을 제치고 세계 1위 임금 근로자 연간 근로시간을 기록했다. 2위 미국보다 100시간 이상, 12위 독일보다는 600시간 이상 우리 국민이 더 일하고 있다"며 "이번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개편 권고안을 전폭 수용한다면, 1주에 총 69시간, 하루에 11시간 50분 시간의 근로가 가능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로 인한 한계 시간을 주 60시간으로 권고한 바 있다. 또 12주 연속 주 60시간 이상 근로 시 만성과로로 분류하고 있다. 주 69시간이 가능하게 바꾼다는 건 과로사를 권고하겠다는 건가"라며 "노동 참사까지 두려움이 없는 정부,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정부"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전 정부의 정책을 뒤집고 나선 것이 정책적 수단을 통한 보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권의 흔적을 몽땅 지우겠다고 마음먹은 것 같다"며 "경제와 민생을 챙기고 국정을 돌보는 게 우선인데도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의 정치 보복에 올인하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