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세금 잔뜩 올려놓고 '국민감세'? 김대중·노무현의 법인세 1~2% 인하는 뭘로 설명하나"
박홍근 "극소수 대기업 법인세만 깎아? 중소·중견기업에 혜택 줘야…협상 어깃장 놔"
野 "윤심(尹心)만 반복하면 예산 수정안 제출할 수밖에" 與 "단독 감액수정안 통과? 이성 찾아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해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점을 이틀 앞둔 13일에도 여야는 법인세율 인하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해 기업 투자 유치, 민간경제 활력 제고 등 경제 위기 대응을 역설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초부자 감세'라고 반대하며 고금리 경제 상황 속 서민과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서민 감세안'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연 3천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에게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까지 낮춰야 한다는 개정안에 대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안으로 법인세 3% 깎되 2년 유예를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을 겨냥해 "자신들 정권 때 세금폭탄으로 세금을 잔뜩 올려놓고 이제 그거 조금 깎아주는 것을 '서민감세', '국민감세'라고 한다"며 "(놀부가)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놓고 고쳐주면서 선행한 것처럼 보이는 흥부전과 무엇이 다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법인세 관련 슈퍼 대기업 감세는 전략상 양보할 수 없고 당의 정체성 이념과 관련된 문제라고 규정하니 한 발짝도 나아갈 수가 없다"며 "민주당 대표실에 사진으로 걸어놓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법인세를 1~2% 낮춘 것은 어떻게 설명할건가" "문재인 전 대통령 때 2018년 법인세를 3% 올려 놓고 그것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당의 정체성'이라는 말은 전혀 맞지 않은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서민 감세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지금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 중 아예 세금을 안 내는 40%의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예산상 지원이 필요하니까 예산 협상을 해야 하지만, 서민감세라는 말로 국민을 다시 현혹하는 민주당은 각성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전날 대통령이 직접 12월 임시국회 내 '법인세법 처리'를 주문했다. 입법부인 국회를 자신의 통법부쯤으로 여기는 저급한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윤 대통령이 여야 예산협상에 개입해 협상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협상 내내 여당은 윤 대통령 입만 쳐다보는 형국이었다"며 "언제적 국회 개입을 2022년에 하겠다는 것이냐. 예산안 심의·확정권은 입법부 고유 권한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야당과 책임 있게 논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 제안대로 5만4404개 중소·중견기업 법인에 혜택이 돌아가는 법인세를 낮추면, 윤 대통령의 법인세 감면 공약도 지킬 수 있다"며 "정부여당은 과세표준 3000억원을 초과하는 103개 초슈퍼 극소수 대기업 법인세만 깎아주자고 한다. 국민의힘은 최상위 구간까지 깎아주자는 것이고, 민주당은 가장 아래 구간인 중소기업, 중견기업에게 폭넓게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누가 협상에 어깃장을 놓고 있는지는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중소·중견기업 법인세율 20%→10% 인하 △저소득층 소득세 6% 구간 조정 △월세 세액 공제 상향 조정 등이 골자인 민주당 단독 수정안을 제시했다.
박 원내대표는 "감액 규모도 마찬가지"라며 "국회는 매년 통상 정부 예산안의 1%가량을 감액해 왔고, 현재 민주당 안은 이보다 훨씬 작은 규모일 뿐인데도 정부여당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는 15일까지 법인세법 등에서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야당 단독 수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예산안 협조를 요청한다며 이재명 대표를 예방했지만 협조 요청을 빙자한 윤심 메신지에 불과했다"며 "슈퍼 부자를 위한 예산안 고집하는 총리, 윤심이 아닌 민심을 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물가, 고금리의 경제복합위기에 국민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여당이 대화와 타협은 포기한 채 윤심 압박만을 반복한다면, 민주당은 예산 수정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법인세를 '초부자 감세'라고 뒤집어씌우고 조세 전문가인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마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일찍부터 단독으로 만든 감액수정안이라도 통과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정부 수립 이후 그 누구도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제발 이성을 되찾고 말로만 서민 서민 하지 말고 정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진짜 서민을 위해 예산안에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