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근로제 종료하면 10년 후 中으로 머슴 살러 갈지도..."

與 "추가근로제, 野 반대로 국회 환노위 법안소위에 미상정"

벤처기업 "일몰제,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 사장시키는 악법"

소상공인 "인력난에 '맛집'도 영업시간 단축...일몰 종료까지?"

제조업 "기술습득에 2년 걸려... 연장근무 없이 납기 못 맞춰"

외식업 근로자 "가장이라 주6일 '선택'... 일몰로 '투잡' 뛸지도"

마트 근로자 "근로시간=소득... 연장근로→매출→복지 선순환"

남동공단 근로자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즉시 임금 줄어"

政 "연장근로관리단위를 주→월 이상 확대하는 입법 추진계획"

강삼권 벤처기업협회 회장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근로제 유효기간 연장 민·당·정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강 회장은 "많은 기업을 죽이고 새로운 우수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장시키는 '추가연장근로제 일몰제'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며 오는 31일 종료를 앞둔 추가연장근로제의 일몰 연장, 나아가 일몰제 폐지를 호소했다. 추가연장근로제는 주 52시간제의 적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2022년 말까지 주 8시간의 추가 연장근로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제도다.

강 회장은 "인력난에 일몰제까지 시행되면 많은 기업이 도산 위기에 처하고 범법자로 몰린다"며 "예전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장님 나빠요'라고 했지만 요즘은 '사장아, 잘 있어. 52시간 잘 지키고 회사 잘 운영해' 이렇게 문자를 띄우고 나간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52시간제는 외국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까지도 적용된다. 현지에서 채용한 외국 사람들은 더 일하고 싶어도 한국 사람들이 52시간만 일하고 도망가니까 이상한 현상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코로나19로 신종 배달업 등에 인력이 편중되면서, 소상공인 상당수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임금을 지불함에도 심각한 인력난을 겪는 모순적인 현실에 처해 있다. 장기간 인력난으로 유명 식당조차 영업시간을 줄이는 상황"이라며 "연장근로제가 종료되면 소상공인 사업장을 영유하기는 정말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상호 세기위더스 대표는 "저희는 물류센터 내 철 구조물과 보관시설(랩)을 제작해 설치까지 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연장근무를) 하지 않으면 납기를 맞추기가 굉장히 어렵다. 오더(주문)가 떨어지면 그때그때 생산해 납품해야 해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업종이기 때문에 (채용해도) 2년 정도 기술을 습득해야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며 "(추가근로제가) 없어지면 납기를 못 맞추기 때문에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납기를 맞추려고 외주 처리를 하면 단가가 안 맞는다. 중소기업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해 주시라"고 호소했다.

외식기업 보하라의 장택한 과장은 "식당 근로자들은 주 5일과 주 6일 중에 선택해서 근무하는데,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면 주 5일을, 급여를 더 많이 받고 싶으면 주 6일을 선택한다"며 "추가 근로는 강제가 아니라 근로자 대표와 회사 대표자가 협의, 합의해 진행하는 사항"으로 '선택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가장이라 주 6일을 선택했다. 당장 내년부터 이런 부분들이 없어지면 급여가 줄어들고 생활이 어려워진다. 저는 또 다른 일들을 알아봐야 한다. 본업에도 집중할 수가 없으니 회사도 저도 손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이해할 수 없는 인력난으로 '투잡을 뛴다', '스와핑(일 바꿔치기)을 한다'는 신종 언어가 생겼다"며 "추가연장근로제는 여야가 조정할 것이 아니라, 여야가 같이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해 빨리 만들어줘야 하는 법이다. 여야가 같이 합의하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주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근로제를 활용하고 있는 사업장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해 드리고자 한다"며 지난 11월 9일 간담회에서 만난 50대 여성 마트 근로자, 지난 8월 말 인천 남동공단 방문 당시 만난 제조업 근로자들의 의견을 전했다.

이 장관에 따르면, 50대 마트 근로자는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은 소득을 감소시켜 생활 자체가 어려워진다. 자녀 양육을 위해서라도 연장근로를 원한다. 연장근로로 생산량이 늘어나면 회사의 매출이 늘어나고 늘어난 이익은 직원 복지에 쓸 수 있으므로 추가근로제는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공단 근로자는 "TV에 나오는 대기업 노동자의 이야기는 우리와는 전혀 관련 없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다. 우리는 연장근로를 더 하고 임금을 더 받기를 원한다", "대기업은 근로시간을 단축해도 임금수준이 크게 줄지 않지만, 중소기업은 일을 적게 하는 만큼 임금이 즉시 줄어들어 생계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장관은 "5~29인 사업장은 전체 근로자의 42%에 해당하는 63만 명 근로자들의 일터다. 그러나 최근 1년간 평균 소멸률은 2.4%인데, 300인 이상 0.8%, 29~100인 1.2%로 다른 규모의 사업장보다 존폐위기를 더 겪고 있다"며 "근로자가 없으면 기업이 없듯이 기업이 사라지면 근로자의 일자리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현재 주 12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주 단위 연장근로를 월이나 연 단위로 한도를 정해 현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해 달라' ▲'최대 6개월인 탄력근로제나 선택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근로시간 적용 제외'를 통해, 스타트업이나 기술기업이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며 "현장의 간절하고 간곡한 목소리인 만큼 국회와 정부 관계 부처는 힘을 합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환노위 여당 측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은 무려 63만여 개이고 근로자는 600만여 명"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사가 당면한 민생문제를 외면하지 마시고 추가근로제 일몰 연장을 위해 신속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법안소위 논의와 연내 통과를 간곡히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측 간사인 한무경 의원은 "지난 8월 고용노동부가 분석한 특별연장근로 인가현황 자료를 보면 주 52시간제가 실시된 이후 매년 특별연장근로 인가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9년 908건에서 2021년 6477건으로 약 7배가 급증했다"며 "문재인 정권에서 무리하게 도입한 주 52시간제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인력과 근로시간 운영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9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인 미만 제조업의 91%가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활용 중인데, 일몰 도래 시 이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는 회사가 75.5%에 달한다. 벤처기업의 89.1%는 30인 미만 기업"이라며 "추가연장근로제 일몰연장 법안심사에 반드시 민주당이 참석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산중위 간사로서 거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