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법인세 인하'와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예산' 요구
野, '부부기초연금 감액폐지'와 '지역화폐 7050억 증액' 주장
김진표 "이상민 해임안, 시한 되면 처리하지 않을 수 없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여야 예산안 협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기국회 마감일인 9일 예산안 처리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법인세 인하'와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예산'을, 민주당은 '부부 기초연금 수령자의 수령액 20% 감액 폐지'와 '이재명표 지역화폐 예산 7050억 원 증액'을 요구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의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으로서 내년도 예산을 법정기한을 넘어서 정기국회 마지막까지도 통과시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무엇 때문에 예산안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는지를 보고드리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첫째는 가장 중요한 법인세 인하 문제"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나라 법인세는 최고가 25%이고 10%의 지방세가 붙기 때문에 27.5%다. 우리 이웃 대만은 20%의 법인세율을 갖고 있다. 공급망 재조정으로 중국에서 나오는 자본들이 법인세가 20%인 대만에 공장을 짓겠는가, 27.5%인 우리나라에 짓겠는가"라며 "투자 활성화 결과 일자리가 늘어나는 경제정책을 펴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가지고 '법인세를 높이 유지하는 것이 민주당의 정체성'이라는 납득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 인하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인세는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에도 인하됐지만, 문재인 정권 때 2018년에 무려 3%나 올려서 이런 일이 생겼다"며 "법인세가 인하되면 주주와 종업원, 협력업체가 혜택을 보지 어디 재벌이 법인세 인하 혜택을 보는가"라며 "오죽하면 조세 전문가인 (민주당 출신) 김진표 의장께서 중재안까지 내셨겠는가. 아무리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조세정책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주는 것에 따라갈 수는 없다. 부디 민주당이 생각을 바꿔서 법인세 인하에 협력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수령하는 경우에 수령액의 20%를 감액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전액을 지급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국가부채를 50% 미만으로 막으려고 애쓰고 있고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부부가구는 (단독가구보다) 소비지출이 22.7%나 적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액하는 것이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만 원도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다. 그래서 각 정당이 공히 '기초연금 20만 원을 임기 중에 증액하겠다'고 공약하지 않았는가"라면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집권할 때 국가부채를 무려 1천조 원으로 올려놓았고 정권이 바뀌었는데 집권시기에도 하지 않던, 무려 1조 6천억 원 지출이 요구되는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걸로 인해 혜택을 보는 분들로부터 표를 얻자는 것밖에는 딴 의도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역화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론하면서 7050억 원의 예산증액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일 때 발행한 지역화폐를 본인의 '상품'으로 가지고 가고 확장하려는 것"이라며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정 지역이 아닌) 모든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도입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모두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오히려 지역화폐 발행비용이 늘어나고 소비자후생 감소와 같은 비효율만 남게 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업은 성격상 그 비용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고 지방재정 여력도 충분하다.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활용 가능한 '순세계 잉여금'이 매년 32조 원이나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3년도에는 국세 증가가 예상되고 국세의 40%를 지방으로 돌리면 무려 22조 원이나 추가 여유가 생긴다"며 "무차별적으로 7천억 원을 증액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정부와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인사제청에 필요한 인사자료를 관리하기 위한 행안부 경찰국을 위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예산을 전액 줄 수 없다고 한다"며 "행안부 장관은 경찰을 지휘 감독할 권한이 있고 치안의 총책임자다. 지금까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민정실에서 경찰 인사를 장악했던 것이 법에 잘못된 것이었다. 정부조직법 체계에 맞게 법상 권한이 주어진 행안부 장관에게 경찰 인사를 제청할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이날 회동에서 "민주당이 수정안을 가지고 왔는데 그것은 되지 않는다.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라. 예산안이 가장 우선"인사며 "민주당이 강하게 요구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 건의안'도 시한이 되면 처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해임 건의안을 어제 발의해 본회의에 보고가 됐고 72시간 안에 표결하게 돼 있는데, 민주당이 의장에게 72시간이 아닌 오늘부터 표결을 강하게 요구했다. 72시간이 되는 시한이 일요일 오후 2시 10분쯤"이라며 "의장은 예산이 우선이라고 거부하셨지만 그 시한이 다가오면 법상 피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고 말씀하시면서 그 이전에 예산을 합의하고 해임 건의안 문제도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뜻을 표시하셨다"고 덧붙였다.
